민주 "비례정당 창당없다"…'외부 연대' 우회로는 열어 둬

      2020.02.28 12:56   수정 : 2020.02.28 13:10기사원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민주당(가칭) 창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2.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김진 기자,이우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자신들이 주도해 만든 선거법을 거스르며 창당할 명분도 없고 실무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과 사실상 같은 정치세력이 원내 1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 외부의 비례정당과 연대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당 밖에서는 이날 두개의 정치단체가 각각 진보진영의 비례정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저희 당은 정당정치의 원칙을 훼손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여당 지도부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중앙일보 보도를 반박하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날 "지난 26일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대표 특보단장,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의 핵심 인사 5인이 서울 마포구 음식점에서 회동하고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미래한국당) 체제에 맞대응하는 위성정당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식은 미래한국당처럼 독자 창당하거나 외부 정당과 연대하는 두 가지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윤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을 개정하고 난 이후 진행되고 있는 정국 상황들과 관련해 자유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다"며 "그 자리가 심각하게 대책을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참석한 분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정치개혁을 위해서 도입한 연동현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미래통합당이 근본적으로 허물어뜨리고 훼손하는 역사의 죄악이 될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있었다"며 "정치개혁을 무산시키고 단지 자당의 의석 욕심을 위해 민심을 도둑질하는 행위를 좌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통합당과 같은 민심을 거역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었다"며 "정당정치의 원칙을 지켜가며 국민을 믿고 가자는 이야기들을 주로 나눴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비례민주당 만드는 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명칭을 사용해 그와 유사한 (명칭의) 창당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당은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만났던 것은 사실이고,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눈 것도 사실인데 우리가 비례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을 결의할 수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후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우리가 직접 창당하는 일은 없다"면서 "미래한국당이 선거결과를 왜곡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이 문제를 이야기 해야겠지만 직접 창당해서 대응하는 것은 지금 가능하지도 않고, 우리가 그런 논의를 한적은 분명히 없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례정당은) 굉장히 명분이 없다는 결론이었다"면서 "고민스럽다. 걱정도 많이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명분이 없다는 거다. 우리가 어떻게 미래통합당처럼 하나. 그렇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도 뉴스1과 통화에서 "결론이 기사와 전혀 반대"라며 "여러 의견이 있었고, 그것을 의제로 꺼낸 것은 맞지만 우리가 결론을 낸 것은 그래도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안되고 '국민들을 믿고 가자'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에서 민주당에 연대를 제안할 경우 논의의 가능성까지는 완전히 닫지 않았다. 비례정당 '창당'이 아닌 '연대'라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외부세력이 먼저 움직이고 민주당이 이에 응답을 하면 연대가 구체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날 정봉주 전 의원은 '열린민주당(가칭) 창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진보진영의 원로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정치개혁연합'(가칭)도 창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미래한국당을 저지하고 문재인 정부를 지키기 위해 민주진영의 세력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윤 사무총장은 외부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외부에서의 연대나, 또는 그런 제안이 아직 없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다만 "앞으로 있을 상황까지 다 말씀을 드린다면 앞으로 할 일이 없지 않냐"며 "그런 제안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 당 차원의 논의를 거쳐 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비례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해왔고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을 강력히 규탄해왔다"며"이런 행보를 해온 우리 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당내 또 다른 의원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례정당은 만들면 안된다.
우리가 선거법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비례정당을 만들면 오히려 국민들이 외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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