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실세 5인방, 위성정당 논의·정봉주 창당..정국 격랑속으로
2020.02.28 17:02
수정 : 2020.02.28 17: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 5인방이 위성정당 창당 논의를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친문재인계 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이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21대 총선 정국이 거센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당초 비례 위성 정당에 부정적이던 여당 지도부 핵심인사들까지 당리당략이 반영된 위성정당 출범 논의에 나서고, 여권 내부는 물론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위성정당을 통한 비례의석 확보 경쟁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민주, 안한다던 위성정당 논의 파장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전해철 당 대표 특보, 윤호중 사무총장, 홍영표 전 원내대표, 김종민 의원 등 5인이 비공개로 만찬 회동을 하고 비례 위성정당 창당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였던 김종민 의원은 물론 윤호중 사무총장도 비례 위성 정당 구성의 정치적 명분 확보와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다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비공개 회동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할 때 강도높게 비판해놓고 의석 수에 밀릴 것이 우려돼 뒤늦게 창당을 논의한 것은 엄청난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만남은 사실이고 이러 저런 얘기를 나눈 것도 사실이나 우리가 비례정당 창당을 한다는 것을 결의할 수도 없고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일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정부와 민간 의료업계에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던 시점이어서 민생을 책임져야 할 집권여당이 당리당략에만 매몰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해영 최고위원 등은 "민주당은 눈앞의 유불리보다 원칙을 지켜나가는 정당이 되겠다"며 "도리가 아니다"라고 제동을 걸었다. 범여권인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은 "비례 위성정당을 공식적으로 만들고 면피용으로 이름을 바꾼 한국당보다 더 나쁘고 비열하다"는 맹비난도 나왔다.
■정봉주, 위성정당 깃발 세워
이런 가운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당의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밝혀온 제3의 길은 종국적으로 비례대표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여권 성향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했다.
여권 내부에선 공식적으로 비례정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비롯해, 당 외곽 친문인사들을 중심으로 외곽에서 창당하는 방식, 미래당 및 녹색당 등 일부 소수 진보정당의 몸을 빌려 이들과 연대방식 등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이 이처럼 비판적 여론에도 여권발 위성정당 창당에 목을 매는 이유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 최소 20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 총선 판도는 물론 제1원내정당의 지위를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또 여권성향의 비례위성 정당 출현시 그동안 비례의석 확보를 기대했던 정의당 등 범 여권의 내부 균열 등으로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