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꿈 파는 우주관광… 브랜슨·머스크·베이조스 '쩐의 전쟁'
2020.03.01 17:55
수정 : 2020.03.01 20:52기사원문
미국 월가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주식은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 갤럭틱'(NYSE: SPCE)이다.
■민간 우주개발 3사, 어디까지 왔나
일단 아직까지 실제 우주로 떠난 관광객은 없다. 세 업체는 이 타이틀을 쥐기 위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버진 갤럭틱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여행을 떠날 새로운 예약자를 받고 있다. '작은 한 걸음'(One Giant Leap)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예약금은 1000달러다. 전액 환불이 가능한 보증금이며 순서가 되면 버진 갤럭틱 측이 탑승객에게 연락한다.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누구나 예약이 가능하다. 버진 갤럭틱은 실제 비용이나 언제 새 상품이 나올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2018년 출시한 우주여행 상품 비용은 좌석당 25만달러였다. 일찌감치 예약을 마감한 이 상품은 전 세계 60개국에서 600명 이상이 예약했다. 이 중에는 저스틴 비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유명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진 갤럭틱의 유인우주선은 6인승이다. 버진 갤럭틱은 이르면 올해 안에 유인우주선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비행기 모양의 차세대 유인우주선 '버진 스페이스십 유니티(VSS Unity)'가 뉴멕시코주 발사기지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스페이스X는 최근 내년 말까지 최대 4명의 관광객을 지구궤도에 집입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탑승객들은 이르면 내년 후반 발사 예정인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캡슐 '크루 드래곤'을 타고 최장 5일간 지구표면에서 약 1367㎞ 떨어진 상공에서 지구궤도를 따라 우주를 여행하게 된다. 이 높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고도의 2∼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스페이스X 측은 "가격은 지구궤도를 도는 다른 우주비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백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인캡슐 드래곤은 최대 7명을 수용한다. 스페이스X는 또 지난해 9월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타십'을 공개했다. 6개월 이내 지구궤도까지 시험비행에 나설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같은 해 11월 지상테스트 도중 선체 일부가 폭발해 일정이 늦어졌다.
블루 오리진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 관광용 유인우주선 '뉴 셰퍼드' 개발에 주력해왔다. 뉴 셰퍼드는 지구에서 약 100㎞ 떨어진 저궤도 상공에서 6명의 승객이 자율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탑승객들은 몇 분간 무중력상태를 경험하고 지구를 관찰할 수 있다. 뉴 셰퍼드는 2018년 상공 106㎞까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 관계자는 티켓 가격이 20만~30만달러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해 5월 유인 달착륙선도 공개했다. '블루문'이라는 이름의 이 달착륙선은 달의 남쪽 극점인 얼음층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주산업 '고위험 고수익'우려도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우주산업에 베팅하는 이유는 일단 돈이 되기 때문이다. 위험이 큰 만큼 보상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버진 갤럭틱이 올해 안에 시험발사할 것이란 소문에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스페이스X도 내년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을 검토 중이다.
향후 우주산업 시장 규모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기업가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우주산업 시장이 2040년 1조1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우주산업이 30년 안에 2조7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액의 자금도 꾸준히 몰린다. 유일한 상장사인 버진 갤럭틱은 월가에서 투기 열풍이 불며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스페이스X는 비상자사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곳 중 하나다. 스페이스X는 최근 2억5000만달러(약 3048억원)의 신규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약 360억달러(약 43조9000억원)로 추정한다.
다만 BOAML은 우주산업이 "난해한 기술의 온상"이라면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우주여행이라는 상품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업종이라기보다는 추상적 상품에 가깝다. 이에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업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CNBC의 짐 크래머는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는 "아무도 화성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