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움직여라… '코로나 합동점검'으로 휴원 유도한다

      2020.03.01 18:22   수정 : 2020.03.01 18:22기사원문
교육당국이 2일부터 학원·교습소의 코로나19 대비 상황 점검에 본격 착수한다. 학원·교습소에 대한 강력한 휴원 권고에도 휴원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교육당국은 매년 연초에 진행하는 고액과외, 선행학습 광고 금지 관련 학원점검을 코로나19 대비 상황 점검으로 전환해 학원 등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휴원을 유도한다는 계산이다.



1일 교육당국은 이번주부터경기도에 소재한 학원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준비상황을 본격 점검한다. 앞서 서울지역 2개지역 학원가에서 코로나19 대비상황을 점검했지만 3월부터는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단위로 순차적인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점검주체는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합동이며, 매년 연초에 진행하던 고액과외, 선행학습 광고 금지 점검을 코로나19로 방향을 바꿨다.

이는 교육당국의 강력한 권고에도 학원·교습소의 휴원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2월 26일 기준 서울시 내 학원·교습소의 수는 총 2만5254개로 이중 휴원을 한 것은 9278개(36.74%)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는 총 3만2923개의 학원·교습소 중에서 1만3657개(41%)만이 휴원하고 있다. 인천시는 27일 기준 5578개의 학원·교습소 중 2117개(37%)만이 휴원한 상황이다.

교육당국이 금주 학원 휴원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음에도, 학원들이 정상으로 수업을 진행해 학원을 통한 학생 간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교육당국의 한 관계자는 "학원 휴원율이 낮은 것은 환불 규정이 명확치 않은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며 "휴원기간이 짧으면 보강을 통해 진도를 나갈 수 있지만 길어질 경우에 대해서도 (학원이) 고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은 전국 유초중고에 감염병 예방을 위해 휴업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학원에는 휴원명령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점검방향을 바꾼 이유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지난 2016년 11월 발표한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대책'에는 지역 내 학교 휴업(교) 실효성 확보를 위해 학원생 등원중지 및 휴원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3년여가 지난 현재 여전히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태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와 달리 학원은 사유재 성격이 강해서다. 학원에 강제휴무 명령을 내리면 개인기업의 영업을 제한하는 모양새가 돼 위헌 소지가 발생한다는 게 교육부와 법제처의 판단이다.
특히 강제휴원 시 영업제한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법안을 개정하지 못한 이유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감들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휴원 권고'만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교육당국은 이번 점검을 통해 학원·교습소의 휴원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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