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침묵 깬 北 도발 의도는…김정은 "내부 다잡기"인 듯
2020.03.02 16:17
수정 : 2020.03.02 16:39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올해 처음으로 '기습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 내 긴장감을 조성한 속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안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응 태세와 지속적인 경제적 제재 상황에서 느슨해진 내부 기강을 다잡고 대미 강경행보를 통해 북미대화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의도도 읽힌다.
2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올해 처음으로, 2019년 11월28일 이후 95일 만이다.
이번 북한 기습 도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부 기강이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해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을 조성한 이번 도발은 자칫 북한 체제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요인에 대응해 내부기강을 다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도 하노이 회담 이후 진전 없는 북미 회담을 촉진하기 위해 '북한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미국과 우리나라에 알리기 위한 과시의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조치를 논의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확진자가 나온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북한 내 전염병 확산은 주민들을 동요시키고 체제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또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당 간부 양성기지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와 관련해 간부를 해임하기도 했다. 이는 정치적 불안요소를 보여준다. 이 같은 정황들이 북한이 김정을 체제를 중심으로 결속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이 이번 도발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가 심각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전에 북한 내부의 여론을 다잡고, 지난 12월 전원회의에서 공포한 억제력을 시현해 김정은의 체제 수호 능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체 발사를 참관했는지 여부에 따라 대내적 또는 대외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했다면 무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북한 측에서 할 가능성이 있어 일종의 대외적 '군사적 정면돌파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후 한미의 대응을 살핀 후 무력 시위의 수위를 높이거나 낮추는 등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고, 이러한 점이 대외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참관하지 않았다면 대내적으로 정면돌파 의지만을 강하게 보여주고 군부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경축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초래된 국가적 위기 극복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언급한 부분과 이번 도발과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번 발사체 발사는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나 우리나라 총선, 미국 대선 국면과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북한이 대외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이번 발사나 지난 주 훈련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내세운 경제노선 중심의 정면돌파전과 내부결집을 강조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