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의 '박근혜 시계'…"성도에게 받은 것"
2020.03.03 09:26
수정 : 2020.03.03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착용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가품'이라며 입을 모았다.
경기 가평의 신천지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총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과 봉황 문양이 새겨진 청와대 기념 시계를 착용했다.
이 총회장이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착용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진위 논란이 불거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미래통합당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으며, 이후 '은색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며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 김진태 의원은 긴급논평을 통해 "아무래도 가짜같다. 일단 박근혜시계는 은장이지 저런 금장이 아니다"며 "더욱이 날짜가 나오는 박근혜시계는 없었다. 난 저런 금장시계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도 공식 "금장시계는 없었고 시계 판에 날짜 판도 없다"며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가짜"라고 강조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이 총회장의 의도를 두고도 의심의 눈초리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재킷 안에 입은 와이셔츠 소매가 보이지 않아 반팔로 추정되면서 시계 노출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김진태 의원은 "오늘 같은 날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것부터 수상하다 현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라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성도(신자)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시계와 유사한 시계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49만원에 올라온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