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품고… 제주항공 주가 날았다
2020.03.03 18:00
수정 : 2020.03.03 22:10기사원문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제주항공의 유동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2% 오른 2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장중 52주 최저가(1만9000원)를 기록한 이후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보통주 497만1000주를(지분율 51.17%) 545억원에 취득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8일 양해각서 체결 당시 공시한 매각예정금액 695억원 대비 150억원 인하된 가격이다. 이행보증금으로 기납부한 119억5000만원을 제외하면 취득예정일(4월 29일)까지 제주항공이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약 426억원 수준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말 계약 체결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었고, 이스타항공을 경쟁사가 인수했을 경우 LCC업계 1위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호황기에는 어차피 적절한 인수 매물이 출회하지 않는 데다 규모의 경제 확대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점, 단거리 노선 내 경쟁 완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업황 턴어라운드를 대비한 과감한 선제적 투자"라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로 점유율 확대 및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LCC 1위, 국적사 3위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운영여객기 수는 총 68대(제주항공 45대·이스타항공 23대)에 이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73대)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에어(26대), 티웨이(28대) 등과의 격차가 크게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부는 향후 자본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 2018년 말 기준 약 48%의 자본잠식 상태에서 2019년 말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 만으로 제주항공이 LCC 재편의 승자라는 확신은 아직 부족하다"며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킬 만큼 재무 체력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향후 주가 반등을 위한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주항공은 2019년 말 기준 15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으나 지금의 어려운 업황 및 현금 유출 속도를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