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 구하기... 정부·가맹본사 '자영업 살리기'
2020.03.05 14:12
수정 : 2020.03.05 14:58기사원문
■벼랑 끝 선 자영업자... 예약취소 속출
지난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41조9000억원에 달한다. 3개월 전보다 22조7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규모다.
비 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도 10조원 불어났다. 신용부실로 제2금융권 이하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어났음을 뜻한다. ‘마지막 직업’으로 자영업을 선택한 이들 상당수가 막다른 골목에 접어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한 2월 말엔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1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시즌이 일반 자영업자에게 비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추위로 나들이객이 줄어드는 데다 쇼핑몰 등 실내공간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탓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쇼핑몰 등 대형 상가 입점이 꿈꾸기 어려운 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영세 자영업자 매출이 가장 적은 시기일 수밖에 없다.
외식업체 예약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IT업체 테이블매니저가 전국 1000여곳의 외식업체 예약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부터 전년대비 예약률이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예약감소는 코로나 확진자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제기된 2월 중순 이후부터 급격하게 늘었다. 2월 17일~23일까지는 22.41% 감소했으며 2월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는 52.06% 줄어들었다.
예약취소도 이어진다. 전년대비 예약취소율은 1월 20일부터 26일까지 17.42%,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61.63%, 2월 3일부터 9일까지 87.72%로 점차 늘어났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수가 급증한 2월 17일부터 23일까지는 전년대비 2배가 넘어섰으며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는 272.11%로 폭증했다.
■정부·프랜차이즈 본사, 자영업자 구하기 나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4일 코로나 추경안을 의결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제공할 긴급 경영자금 1조2200억원을 편성했다. 기금예산까지 합치면 총 2조원 규모로 자금난에 빠진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맹점 구하기에 나섰다. 5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회장 정현식)에 따르면 회원사 44곳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상생 지원책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 가맹점은 2만7000여개에 달해 일부나마 가맹점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업체는 명륜진사갈비다. 명륜진사갈비는 전국 522개 가맹점의 한 달분 월 임대료(23억여원) 전액을 지원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전 가맹점에 현금 200만원(총액 10억원 상당)을, 메가커피는 현금 100만원을 지원해 관심을 모았다.
가장 많은 지원방식은 로열티 감면이다. 김가네·킹콩부대찌개·뽕뜨락피자·연안식당·설빙·쿠우쿠우·아뜰리에뷰티아카데미·채선당·부엉이돈가스·리안헤어·하루엔소쿠·제오헤어·리김밥이 가맹점 로열티를 전부 또는 일부 면제했다.
위생용품 및 방역 지원도 이어졌다. 빅스타피자·남다른감자탕·BBQ·크린토피아·토프레소·피자마루·쿠우쿠우·남다른감자탕·불막열삼 등이다.
비회원사도 가맹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총 25억원을 들여 가맹점 지원에 나섰다. 전 가맹점에 본사 부담으로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매장 별 원재료 구매금액 1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가맹점 사장님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이번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가맹점 사장님을 돕고, 고객과 직원 모두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