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타다'‥ 이동 기준 높이고 1년 5개월 만 쓸쓸한 퇴장

      2020.03.08 16:48   수정 : 2020.03.08 1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72만명 이용자가 열광하고 '이동의 기준'을 높인 하얀색 카니발 '타다 베이직'이 쓸쓸히 퇴장한다. 지난 2018년 10월 서비스를 내놓은 지 1년 5개월 만에 한국 모빌리티 역사 뒤로 사라지는 것이다. 타다가 사라진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타다금지법'에 포함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택시에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플랫폼택시'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8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타다금지법'이 지난 6일 자정을 앞두고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타다금지법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은 16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반대표는 7명, 기권은 8명에 그쳤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40여일 앞두고 100만 택시표를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타다 운영사 VCNC는 본회의 표결 이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한달 내 '잠정 중단'하겠다고 이용자에게 공지했다. 사실상 서비스는 종료된 뒤 재개될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약자를 위한 '타다 어시스트'는 전날 종료됐다. 타다금지법 처리로 검토 중인 투자가 끊겼고 타다 어시스트를 유지하는 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에 투자하기로 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에 앞으로는 투자 못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후폭풍도 거세다.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타다도 기여금을 내면 플랫폼운송면허를 받고 운행할 수 있는데 서비스를 종료시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VCNC는 현행 타다 베이직 모델을 불법화하는 '34조2항'이 포함된 이상 서비스 종료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VCNC 관계자는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가 되지 않고 서비스를 유지할 경제적인 상황도 아니다"면서 "1년 6개월 뒤 불법이 되는데 그동안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고 반문했다.

타다와 이재웅 쏘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지만 타다가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서 이동의 기준을 높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넓고 쾌적한 승차감, 바로배차(자동배차), 타다 드라이버의 친절한 서비스는 출시 9개월 만에 '입소문' 만으로 가입자 100만명을 모은 동력이 됐다. 타다의 성공 이후 플랫폼택시에 주력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타다 대항마로 대형택시 '벤티'를 내놨고, 택시업계도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타다가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퇴장하면서 이재웅 대표가 11년 만의 경영 현장 복귀 이유로 내건 "모빌리티 산업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겠다"는 도전도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이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에서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고 만들면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택시면허'와 '택시총량'이라는 정부 기조를 바꿀 수 없었다.
타다의 독립과 유니콘의 꿈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3·7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의 정신대로 '택시에 IT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택시가 주도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초기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지는 향후 2라운드가 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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