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연구도 페이퍼만 남을까 걱정"
2020.03.09 11:23
수정 : 2020.03.09 11:23기사원문
국내 바이러스 감염병 연구 선봉장인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 김범태 단장은 9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체 연구개발에 대해 우려했다. 김범태 단장의 우려는 과거 안타까운 경험에서 비롯된다.
앞서 지난 2015년 186명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해 3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김 단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후속연구를 하려면 민간기업이 참여해 동물시험과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신약개발로 이어지지만 당시 그 어느 곳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창궐할때마다 변종이 생겨나고 이에 맞춰 새롭게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특성으로 R&D 기간이 길고 투입되는 연구비도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는 이처럼 감염병 치료제 개발이 적자가 뻔한데 민간기업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사회재난과 복지와 관련된 부분의 R&D에 지원을 확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김범태 단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코로나19에 활용 가능하다는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 발견과 국내 R&D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CEVI 융합연구단이 발견한 항체는 지금까지 세계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연구논문을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구결과다. 그 결과를 국제 생물학분야 아카이브인 'bioRxiv'에 지난 2월 23일 투고하자 bioRxiv에서 2월 27일 공개한 것이다.
김 단장에 따르면 아직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항체 임상시험을 한 곳은 국내 어디에도 없다. 연구논문만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연구가 연구기관 실험실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없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지난 2월 11일 유효성 및 안정성이 확립된 코로나19 백신 개발 예상기간은 18개월이라고 밝힌바 있다. 다만 사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해외사례는 일부 있다.
김 단장을 비롯해 CEVI 융합연구단은 현재 코로나19에 맞는 형질변환용 실험쥐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진단키트를 만들고 백신과 치료제를 위한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CEVI 융합연구단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창궐 이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 2016년 탄생했다. 화학연구원을 중심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한국식품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안전성평가연구소·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 출연연구기관 9곳과 위탁연구기관 10곳이 함께 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