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치료제 연구도 논문만 남기고 끝날까 걱정"
2020.03.09 19:43
수정 : 2020.03.09 19:43기사원문
국내 바이러스 감염병 연구 선봉장인 CEVI(신종 바이러스)융합연구단 김범태 단장(사진)은 9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체 연구개발에 대해 우려했다. 김 단장의 우려는 과거 안타까운 경험에서 비롯된다.
앞서 지난 2015년 186명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돼 3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김 단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후속연구를 하려면 민간기업이 참여해 동물시험과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신약개발로 이어지지만 당시 그 어느 곳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창궐할 때마다 변종이 생겨나고, 이에 맞춰 새롭게 연구를 해야 하므로 연구개발(R&D) 기간이 길고 연구비도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는 이처럼 감염병 치료제 개발이 적자가 뻔한데 민간기업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사회재난과 복지와 관련된 부분의 R&D에 지원을 확대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아직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의 항체 임상시험을 한 곳은 국내 어디에도 없다. 연구논문만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연구가 연구기관 실험실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곳은 없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지난 2월 11일 유효성 및 안정성이 확립된 코로나19 백신 개발 예상기간은 18개월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사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해외사례는 일부 있다. 김 단장을 비롯해 CEVI융합연구단은 현재 코로나19에 맞는 형질변환용 실험쥐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진단키트를 만들고, 백신과 치료제를 위한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