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백신·치료제 개발 해야하는 이유… "감염병 터질때마다 수십조 손실"
2020.03.10 17:25
수정 : 2020.03.10 21:32기사원문
코로나19 감염자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놓으면 향후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창궐했을 때 실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코로나19의 대체약물을 찾아도 현재 거론되는 약물이 대부분 해외 제약회사 제품으로, 자칫 국내 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스·메르스·코로나19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바이러스 감염병을 살펴보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등이다. 바이러스 분류 체계로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로 유전정보는 서로 80% 이상이 일치한다.
현재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이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형질전환 실험용 쥐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CEVI 융합연구단이 이처럼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현재 메르스와 관련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놓은 약물을 확보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하면 약물의 일부 시험이 생략 가능해 속도를 낼 수 있다.
■해외 기업이 대체치료제 안 판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28일 코로나19 치료제를 위한 약물 재창출 연구를 추진했다. 이는 기존 FDA에서 이미 승인된 물질 중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 빨리 찾아내는 연구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 약물군들은 대부분 해외 제약회사 제품이다. 한 연구자는 "후보 약물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해당 기업이 자기 나라에 공급할 것도 부족하다면서 내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연구자는 감염병이 유행하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가장 보수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로서는 약물 재창출 연구에서 최대한 다양한 약물을 찾아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 19조7000억원 경제 손실
이번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보다 비용이 더 적다는 의견이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감염병 확산을 막고 세계 약물 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경우로 치달을 경우 최대 19조7000억원(165억달러)이 증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2%에 해당한다. 그나마 코로나19 확산이 이달 말까지 사태가 수습될 경우 경제 손실을 GDP의 0.08%, 약 1조6157억원(13억4723만달러)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2015년 메르스로 인한 국내 경제적 손실을 2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당시 전염성도 낮고 확산 기간도 석달로 짧았지만 치사율이 20%에 달해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