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머스트 고 온" 무대는 계속된다
2020.03.13 04:00
수정 : 2020.03.13 12:50기사원문
■대형 뮤지컬부터 '뮤덕' 추천작까지
부산 찍고 서울 온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오페라의 유령' 속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음악의 천사' '바램은 그것뿐' '오페라의 유령' '밤의 노래' 등 아름답고도 극적인 선율은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한 이 기괴하면서도 낭만적인 뮤지컬에 흠뻑 빠지게 한다. 역대 최연소 '유령'인 조나단 록스머스를 만날 수 있다. 14일 개막하는 공연은 오는 6월 2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류정한·김준수·전동석이 드라큘라로 열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는 스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선율이 귀에 싹 감긴다. 좌우 양방향으로 드라마틱하게 전환되는 4중 회전무대는 원작의 기괴한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내면서 어둠 속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6월 7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우울한 날 보면 기분전환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시조창이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무대로 시조 문화를 오늘날의 힙합 문화로 치환해 남녀노소 모두를 흥으로 대동단결시킨다. 신명나는 우리 가락과 랩을 오가는 음악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시조로 세상에 저항하는 민초들의 이야기는 통쾌함을 안겨준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는 '싱어롱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로 재미를 더한다. 4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실존 과학자·예술가를 만나다
실존 인물의 삶은 늘 창작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그린 팩션 뮤지컬.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 마리와 라듐공장에서 일하는 안느를 영혼의 친구로 설정해 여성·이민자의 편견을 딛고 과학자로 성장하는 마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라듐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운명이 엇갈린 두 여성의 대립과 화해의 이야기로 감동을 더한다. 29일까지 퇴계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클래식 선율로 꽉 찬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빈센트 반 고흐, 파가니니 등 예술가를 무대로 소환해온 뮤지컬 제작사 HJ컬쳐의 작품. 배우는 단 둘뿐이지만 무대 위 피아니스트가 현악 4중주단과 함께 들려주는 서정성 짙은 음악이 제3의 주인공 역을 톡톡히 한다. 1897년 초연한 교향곡 1번이 혹평을 받자 신경쇠약에 걸린 라흐마니노프는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를 찾는다. 기존 대극장에서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명곡을 바탕으로 작곡된 넘버 등을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공연은 14일부터 6월 7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
■소설·영화 원작을 무대로
도스토옙스키 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 '아트' 그리고 동명 영화 원작의 연극 '지구를 지켜라'도 공연 중이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은 아버지의 피살 사건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극적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 아버지 표도르는 마치 감옥 속 감옥처럼 꾸며진 무대에서 네 아들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천장에 설치된 거울은 이들의 격렬한 몸싸움과 격론을 비춰내며 인간 본성에 대한 밀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5월 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이건명·엄기준·강필석·박건형 등 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하는 연극 '아트'는 15년간 지속된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일상의 대화로 풀어낸 블랙 코미디. '실제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헛갈릴 정도'로 말맛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5월 17일까지 테헤란로 백암아트홀. 이밖에 SF 블랙코미디물 '지구를 지켜라'가 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3관에서 공연되며,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의 현대적 재해석이 돋보이는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