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年소비 10% 줄면 실질GDP 30조원 증발"
2020.03.16 10:59
수정 : 2020.03.16 10: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악의 경우 코로나19로 연간 소비활동이 10% 줄면, 한국의 실질GDP 1.78%(32조9000억원)이 증발한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서 유행한 메르스(MERS)와 코로나19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비교한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 라정주 원장은 16일 “메르스 때 보다 확진자가 40배 많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간 소비활동이 10% 위축(메르스 때보다 9배) 시 중소기업의 총실질생산 17.6조원과 일자리 2만8000개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를 포함한 기존연구는 감염 공포로 인한 소비활동 위축을 분석모형에 반영하기 위해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행위를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화폐와 신용카드를 지불수단으로 분석모형에 반영해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행위를 구체화했다.
라정주 원장은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가 2015년 5월 발생한 이후, 같은해 6~8월 소매판매액은 다른 달에 비해 3~4% 감소했다"며 "이는 연간 소매판매액을 1.12% 줄였고 총실질생산(실질GDP)을 0.2%, 총실질소비를 0.77%, 총노동수요(일자리)를 0.01%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의 경우 첫 확진자가 발생된 날로부터 51일째 되는 2015년 7월 9일 누적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는 각각 186명, 36명이다. 코로나19의 경우 같은 기간 누적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는 각각 7513명, 54명"이라며 "확진자수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때가 메르스 때보다 약 40배 더 많다"고 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연간 소비활동 위축이 메르스 때보다 3배일 경우(-3.36%), 실질GDP, 총실질소비, 일자리는 각각 0.59%(10.9조원), 2.30%(27.5조원), 0.04%(9600명) 감소한다. 소비 위축이 메르스 때보다 6배일 경우(-6.72%), 각각 1.19%(21.9조원), 4.61%(55.1조원), 0.07%(1만9900명) 감소한다.
최악의 상황인, 소비위축이 9배 감소할 경우(-10.08%), 각각 1.78%(32.9조원), 6.91%(82.6조원), 0.11%(30.8천명) 감소한다.
타격은 중소기업에 더 크게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소비활동이 10% 위축(메르스 때보다 9배) 시 중소기업의 총실질생산과 총노동수요(일자리)는 각각 0.95%(17.6조원), 0.10%(27.7천명) 감소하고, 대·중견기업의 총실질생산과 총노동수요(일자리)는 각각 0.83%(15.3조원), 0.012%(3.1천명) 감소한다.
라 원장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감염 확산 차단과 확진자 치료 노력 강화에 필요한 예산과 법을 전시 상황에 준해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20년 예산과 추경을 적극 집행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기준금리도 낮추어 재정정책과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주장했다.
라 원장은 기업경영여건 개선 노력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2021년부터는 ‘물가 상승률+실질GDP 성장률(경제 성장률)+소득분배 조정률’을 적용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되 소득분배 조정률은 실질GDP 성장률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소득분배 조정률만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단, 영세한 업종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률’ 또는 ‘실질GDP 성장률’만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두번째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보완대책으로 미국·일본과 같이 탄력근무제를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근로자 동의를 얻을 경우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동의가 자발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고용노동부에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