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마케팅비 압박에도...카드사 이벤트 여전한 이유?

      2020.03.16 15:27   수정 : 2020.03.16 15: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드상품의 부가서비스, 일회성 이벤트 등 마케팅비를 축소하라는 정부의 압박에도 카드사들이 여전히 일회성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일회성 이벤트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유지·강화해야 카드론, 자동차 할부 금융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전체 카드 승인금액 확대로 실적 감소폭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치어업(Cheer up)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 먹거리, 약국·건강식품, 온라인쇼핑에 대한 할인과 무이자 할부 혜택이 골자다.

당일부터 오아시스마켓에서 4만원 이상 결제 시 2000원을, 8만원 이상 결제 시 4000원을 할인해 준다. 롯데홈쇼핑에선 5만원 이상, 롯데닷컴에선 당일과 다음날 7만원 이상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5%를 각각 최대 20만원, 7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우리카드는 20대를 위한 봄맞이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1992~2001년생 중 우리카드의 체크카드를 발급 받고 10만원 이상 누적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애플 맥북프로 13인치, 아이패드 128G, 에어팟 2세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낮추라는 동시에 마케팅비도 줄이라고 주문했다.
카드사간 경쟁적으로 늘렸던 마케팅비를 줄이면 실적이 다소 감소하더라도 카드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018년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르면 연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의 평균 카드 수수료율을 2.05%에서 1.4%로 낮췄다. 10억~30억원 구간의 경우 2.21%에서 1.6%로 내렸다.

수수료율 인하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일회성 이벤트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새 카드를 발급해 쓰면 쓸수록 카드사 입장에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면서 “고객이 카드결제 뿐만 아니라 카드론, 자동차 할부 금융 등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해야 카드사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카드사의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선 일회성 이벤트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카드 소비를 촉진해 전체 카드 승인금액을 늘리는 것도 일회성 이벤트를 개최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수수료율 인하의 감소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4분기까지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하나·우리 등 8개 카드사의 순익은 1조354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712억원)대비 소폭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카드 승인액은 21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5조4000억원)보다 늘었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도 전체 승인액이 늘어 수익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승인 금액이 늘어난 것도 지난해 카드사의 수익방어 요인 중 하나”라고 답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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