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낙천자 잇따른 '무소속 출마'에 골머리
2020.03.17 15:58
수정 : 2020.03.17 15:58기사원문
'적전 분열'로 인해 자칫 야당후보에게 어부지리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어 전체 선거판도에 위협요인이 되는 데다 교통정리를 못한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與, '영구제명'압박도 무소속 못막아
1년 전부터 공천 룰을 확정하며 '시스템 공천'의 기틀을 다졌던 더불어민주당은 낙천자그룹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7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민주당이 의정부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월 '아빠찬스', '지역구 세습' 논란에 출마를 포기했지만 두 달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투 의혹'으로 공천 배제된 3선 중진 민병두 의원도 서울 동대문을 무소속 출마를 확정했고, 영입인재 최기상 전 판사의 전략공천이 확정된 서울 금천 선거구에선 차성수 예비후보가 '구민후보'를 자처하며 역시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당 일각에선 낙천그룹 중 상당수가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춘 만큼 무소속 강행시 '표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남지역 공천 잡음은 점입가경이다. 이상직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전북 전주을에선 최형재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호남지역 28개 선거구 중 7개 선거구에서 재심이 신청되는 등 공천 잡음이 커지면서 향후 무소속 출마자는 더 늘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표가 분열돼 패배한 지역이 많다"며 "당 지지율이 높고 야당심판론이 거세도 분열은 안된다. 자칫 적전분열로 민생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野, '잠룡군 반발' 이어져
미래통합당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대선 잠룡들이 잇따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경우 중앙당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며 당 지도부와 날선 대립각을 세워왔다.
당 내부에선 이를 두고 총선이후 대권지형을 놓고 벌어는 '대선 예선전 주도권 다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는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됐다"며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고향 대구 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전 지사는 "공관위가 오만한 결정을 했다"며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강원 강릉에서 컷오프 된 3선 중진 권성동 의원도 "보수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무소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보수후보간 내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