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수도권 캐스팅보트 정의당..與, 여권표 분산 '전전긍긍'
2020.03.17 17:08
수정 : 2020.03.17 17:11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연일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로 갈등이 격화되면서 선거연대 내지 특정지역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일단 낮은 상황이다.
■수도권 후보만 38명..생환할까
역대 수도권 승부에선 여야 1, 2당의 경쟁 구도에서 최소 몇백 표에서 몇천표 차이로 박빙 경쟁이 벌어진 곳이 많았던 점에서 이번엔 여야 셈법도 복잡해 보인다. 20대 총선에선 수도권 지역구 가운데 5%, 내외 초박빙 승부가 난 곳은 26곳에 달했던 점에서 여권 후보 단일화가 없으면 정의당 변수로 희비가 뒤바뀔 지역도 최소 20곳 이상이 꼽히고 있다.
지역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일부 지역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바람을 대신해 정의당 후보가 여당 후보의 생사를 쥔 자객 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17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정의당 예비후보는 지역구 77명 중 38명이 수도권이다. 서울 14곳, 경기 17곳, 인천 7곳에 후보를 냈다.
서울은 강태웅 전 서울시 부시장과 권영세 통합당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된 용산, 이수진 전 판사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전직 판사 출신 대결이 예고된 동작을, 최재성 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파병도 정의당 후보가 제3의 후보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 민주당 텃밭으로 불렸던 구로갑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로 정의당에선 이호성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경기·인천에선 정의당 비례대표 전 현직 의원들이 총출동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 고양을(민주당 한준호, 통합당 함경우) 선거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안양동안을(민주당 이재정, 통합당 심재철)에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출격했다. 인천 연수을은 이정미 전 대표가 일찌감치 표밭갈이중이다.
■與발 비례위성정당 민심이 관건
지난 20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전신인 당시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23석대 122석으로 1석 차이로 운명이 갈렸다.
단순한 계산만으로 봐도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선 20석 이상 추가 득점 기회를 호남에서 찾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서 28석 중 안철수 바람이 거세지면서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여당이 최근 정의당을 향해 비례연합정당 참여 러브콜을 보낸 것도 호남과 수도권에서 '의미있는' 의석 수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심상정 대표도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발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하며 "3% 이하의 표 차이로 승부가 갈라지는 수도권의 의석수가 20석이 넘는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여당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 위성 정당 창당 시 총선 필패론이 나온 이유도 사실은 중도층 이탈보다도 정의당과 경쟁에서 여권 표심이 분산될 것에 대한 우려"라고 분석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