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역마진 우려에 자본조달 압박 가중

      2020.03.17 12:00   수정 : 2020.03.17 18:28기사원문
지난해 보험사의 순이익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에 따른 역마진 우려와 함께 자본조달 압박도 가중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감독원의 '2019년 보험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24개 생보사는 보험손실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8% 감소한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사의 경우 금리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증가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또 31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보험손실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 손보사는 가프르게 상승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로 손실액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 수익률을 악화시키는데, 역대 최저치(3.5%)인 운용자산이익률을 추가로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이 이어지면 보험사들은 역마진 심화 우려도 커진다.


이는 고객들에게 받은 돈으로 굴린 수익률이 고객에게 주기로 약정한 이자율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한 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은 계속 높은 금리를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역마진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산운영수익률 확보를 위해 대체 투자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채권 투자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과거 확정고금리형 상품을 판 보험사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감소는 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평가성 준비금 적립부담이 커진다. LAT(부채적정성평가), 보증준비금 등 평가성 준비금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이 낮아지므로 준비금 적립부담은 증대된다.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감안할 때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들은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키로 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추가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