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고집에 위성정당 공천 시끌..속끓는 황교안 한선교
2020.03.18 11:28
수정 : 2020.03.18 17: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한국당 지도부와 미래통합당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통합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한곡당 공천을 총괄한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서다.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대거 공천 배제되거나 당선권 밖으로 밀리면서 한국당 최고위는 물론, 통합당마저 발칵 뒤집어졌지만, 공 위원장은 1명 정도만 우선순위에 배치한다는 입장을 18일 밝혔다.
이에 당초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한국당 최고위는 연기됐고, 한국당 최고위와 공관위간 기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당 최고위원인 정운천 의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가 예정됐던 의원회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공병호 위원장이 한명 밖에 (재논의) 못한다니까 말이 안되지 않나"라며 "조절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고 있어서 회의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갈등만 생겨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공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5명 재심의는 좀 어렵다. 5명 정도가 그렇게 현저한 부적격 사유라는 것은 거의 범법에 준하는 것이 발견될 때나 제명이 되는 것"이라며 "1명 정도는 확실하게 제가 '이게 우리가 놓친 부분이구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당선권 밖으로 밀렸지만, 이중 1명 정도만 우선순위에 배치한다는 것으로 공 위원장은 기존 공관위의 결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한선교 한국당 대표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위성정당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통합당 입장에선 남의 당 일이기 때문에 대놓고 관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측의 입장은 난감한 그 자체다.
그나마 한선교 대표가 황교안 대표와 큰 틀에서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법을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선교 대표도 공병호 위원장에게 믿고 맡겼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뒷통수 맞은 셈"이라며 "중도층과 청년을 배려한 공천을 원한 것이었는데 발표된 40명 명단을 보면 너무 오른쪽으로 쏠린 것이라 평가가 좋지 않아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 최고위는 공관위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헌 부칙 제4조 카드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규정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관한 특례 규정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의원 후보자 선출에 대해 당헌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거일정 등 상황을 고려해 최고위 의결로 별도의 방법과 절차에 따라 공직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다"고 돼있다.
최고위에서 비례대표 후보들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것으로, 다만 이 경우는 결국 공관위의 민주적 결정을 뒤집는 경우로도 보일 수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