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은 탈원전을 거스른다?

      2020.03.22 13:38   수정 : 2020.03.22 1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핵융합 기술이 해를 거듭할 수록 진보하면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국민들이 핵융합과 원자력을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 우리의 핵융합 기술이 해외에 유출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핵융합연구소가 한국의 인공태양 'KSTAR'를 이용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8초 이상 1억℃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세계 모든 핵융합 연구장치중 KSTAR가 최초다.
이번 실험은 지난 2018년 세계 최초 1억℃ 도달 성공을 이어온 것이다.

■핵융합과 원자력은 같다?
일부에서는 핵융합과 원자력(핵분열) 모두 방사능 위험이 크다는 얘기를 해오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 기조와 반대라며 핵융합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핵융합과 핵분열의 개념은 다르다. 또한 핵융합은 방사능 위험이 매우 적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리다.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한다. 반면 핵분열은 보통 우라늄, 플루토늄처럼 질량수가 큰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해 작은 원자핵으로 쪼개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

윤시우 핵융합연구소 KSTAR 센터장은 22일 "핵융합은 중성자가 나오고 삼중수소도 쓰지만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은 나오지 않으며 핵분열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과 종류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영구 폐기 또는 몇만년간 땅에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이 발생하는 원자력 발전과 달리 핵융합은 중저준위 폐기물만 발생한다. 중저준위 폐기물의 경우 수십 년 정도 보관 과정을 거치면 자연 상태로 되돌려 보내도 문제가 없다.

유석재 소장은 "과거 수박을 쪼개 내용물을 먹는 것을 핵분열이라고 했다면 핵융합은 밥풀을 붙여 떡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즉 핵분열은 수박 껍질이 남듯 방사성 폐기물이 남고 핵융합은 떡처럼 부가적 생산물까지 얻는 것이다. 또한 핵융합 후 나오는 생성물에는 값비싼 헬륨이 있다. 초극저온 연구에 필수인 액체 헬륨으로 만들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기술유출은 와전된 오해
일각에서는 과거에 정부가 일본 연구진을 국내에 들여와 우리 핵융합 기술을 넘겨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결론은 일본 연구진이 우리가 연구한 기술을 배워간 것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유출은 아니다.

윤시우 센터장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 가입으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선진적 노하우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말이며 서로 기술공유로 실보다 득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핵융합 연구는 어느 한 국가의 능력으로 해결해 낼 수 없기 때문에 ITER 회원국간 기술교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다른 회원국은 수십년간 노하우가 굉장히 많아 우리가 ITER에 가입되면서 그 노하우를 공유하는게 더 많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ITER 회원 7개국 중 하나다. ITER는 1988년 미국, 러시아, EU, 일본이 모여 만들었다.
한국이 참여한 시기가 2003년으로 회원국 중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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