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사단 차도원 중위, 조모 부고에도 자리 안뜨고 '코로나 봉사'
2020.03.19 15:25
수정 : 2020.03.19 15:45기사원문
(김제=뉴스1) 임충식 기자 = “할머니께서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조모상에도 불구하고 부대원들과 함께 코로나19 환자들을 돕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장교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35사단 김제대대 차도원 중위(27).
차 중위는 지난 11일부터 전북 김제시 소재 삼성생명 연수소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이송된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일손부족으로 지원요원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한 차 중위는 망설임 없이 자원했다. 부대원 9명도 함께 동참했다.
차 중위는 이곳에서 구호품과 기부품 등을 분배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비보가 날아들었다. 전남 완도에 거주하는 할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직원들과 김제대대장은 차 중위에게 장례식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차 중위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환자를 돕기로 했다.
“장례식에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의 임무가 더 중요하다. 환자들을 돕고 부대원들과 함께해라”는 아버지의 당부도 이 같은 선택에 영향을 줬다.
차 중위는 “할머니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당부도 있었고 전우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돌아가신 할머니께서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임무완수 후 제일 먼저 묘소를 찾아 뵙겠다”고 밝혔다.
학군 56기로 임관한 차 중위는 올해 6월 말 전역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