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는 새벽배송, 영화는 넷플릭스…'집콕' 손가락만 '톡톡'
2020.03.19 17:56
수정 : 2020.03.19 17:56기사원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대세가 됐다. 언제, 어떻게 확진자와 마주칠지 모를 마트, 백화점 등에는 발길을 끊고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e커머스는 각종 신선식품, 생필품을 찾는 소비자로 북적인다. 홈쇼핑도 손소독제, 밀키트 등이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또 외출을 하지 않으면서 각종 취미생활도 온라인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생필품 간편식, 온라인 매출 급상승
19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대문 밖을 나서는 사람이 줄면서 생필품과 가정간편식(HMR)을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티몬에서 지난 2월 한 달간 주요 생필품 매출이 전년 2월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비누와 핸드워시 매출이 무려 1242% 폭증했고 세제와 섬유유연제는 174%, 화장지 124%, 라면 575%, 즉석밥 151%, 생수는 189%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온라인쇼핑 공식도 바꿨다. 봄이 왔지만 새옷을 장만하거나 캠핑·등산 등 나들이용품을 사기보다는 HMR, 생필품 같은 '집콕' 용품이 인기다. 이베이코리아가 1월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G마켓과 옥션의 판매 빅데이터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분석한 결과 이른바 '집콕' 상품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졌고 바깥 활동에 필요한 '야외 외출용' 상품은 예년보다 낮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패션의류 등의 봄시즌 상품 및 캠핑, 등산용품 등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출 관련 상품은 감소세를 보였다. 졸업·입학식이 축소되면서 꽃 판매량이 5% 감소했고, 여행과 공연 티켓 판매는 각각 57%와 77% 줄었다. 수영 및 피트니스 용품(-5%), 신발(-14%), 카메라(-35%) 등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식생활 변화다. 재택근무로 자연스럽게 회식이 끊겼고, 외식도 확 줄었다. 그 대신 집밥이나 배달음식을 택했다. 위메프의 HMR 매출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전월동기 대비 490% 급증했다. 같은 기간 HMR 일종인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178.5% 늘었고 즉석반찬 1만2569%, 즉석삼계탕 321%, 즉석국 76% 등 한식 품목 매출이 크게 늘었다.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라면, 컵밥 등도 각각 246.9%, 195.95% 증가했다.
■초콜릿·사탕, 명품까지 '선물하기'
위메프의 배달픽업 서비스 '위메프오'도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41.7% 급증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중식·일식이 79.2%로 가장 많이 늘었고 한식·분식 59.9%, 양식·카페 42.7%, 치킨·피자 39.1%, 족발·보쌈이 8.9% 증가했다.
커피도 매장을 찾기보다 차 안에서 주문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대된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주문한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 늘었다.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언택트 주문서비스인 사이렌오더 주문건수 역시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800만건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데이를 비롯해 각종 생일이나 축하할 일에도 배달이나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도 늘었다.
CU의 경우 배달서비스 전체 매출이 분기별 평균 25% 증가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용건수가 약 70% 늘었다. CU는 특별한 날에도 직접 만나기보다 선물 전달하기가 인기를 얻자 지난 14일 화이트데이에는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손잡고 사랑의 배달부 콘셉트의 컬래버레이션 상품 '러브 딜리버리 박스'도 내놨다. 티몬 '선물하기' 기능도 지난 2월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6.3배 늘었다. 초콜릿 등의 소소한 제품뿐만 아니라 명품을 선물하는 이도 요즘 꽤 많다. SSG닷컴의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전체 매출의 30%를 명품화장품이 차지했다.
e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힘을 받으며 비대면 소비가 부각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온라인 쏠림현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