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프면 집으로 간다"...특별복무지침 강제성 부여

      2020.03.23 15:04   수정 : 2020.03.23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 사회도 이에 발맞춰 '공무원 복무관리 특별지침'을 마련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나섰다. 유연근무제, 시차출근제 등 내용 자체는 이전 지침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부서장 판단 하에 실시' 등 권고 수준에서 그쳤던 것에 강제성을 부여해 실행력을 갖추도록 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22일 '공무원 복무관리 특별지침'을 마련해 발표하고 각 부처에 공문을 내려 보냈다.

이는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 사회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그간 권고 수준에 그쳤던 지침들에 강제성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공직사회 코로나19 전파 저지 초강수
먼저 대민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부서별 적정 비율은 의무적으로 원격 근무를 실시토록 했다. 시차출퇴근제와 점심시간 시차 운용을 의무화해 사무실 내 밀집 환경도 피한다.

'아프면 집에 있기, 아파하면 집에 가기'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근무 중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퇴근해야 한다. 이전까진 부서장 판단 하에 실시토록 해왔다.

회의, 보고는 영상이나 서면으로 대체한다. 국내외 출장도 원칙적으로 금한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국민 안전과 관련된 출장은 허용한다. 불필요한 외출과 사적 모임은 연기하거나 취소해 공무원도 '퇴근하면 집으로' 가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집단 감염 전, 사적 모임 늘리기도
이같이 강력한 특별복무지침을 내놓은 배경에는 공직사회가 그간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인식으로 인해 집단 감염사례까지 나온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수산부 집단 감염 발생 전까진 세종시가 청정지역이라는 인식 탓에 공무원들이 관련 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마스크 착용자도 적었을 뿐더러 승강기 내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사회적 분위기와 동떨어진 행동이 목격됐다. 취소된 공적인 저녁 약속 자리를 사적인 저녁 약속으로 채워넣는 분위기도 지속됐다. 한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은 "해수부 집단 감염 전에는 안일한 인식을 가진 직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해수부 확진 이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철저하게 정부 방침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청사 시설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사전방역, 동 간 이동 금지 등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관리본부는 건물과 이동 동선 제한 등 '하드웨어' 부분만 담당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는 공무원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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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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