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소가 짓나.." 코로나19 외국인 계절근로자 발 묶여

      2020.03.23 14:49   수정 : 2020.03.23 14: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봄철 영농기를 코앞에 둔 농촌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인력난에 비상이 걸렸다.

해마다 농번기 부족한 일손을 메워왔던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입국을 기피하면서 농민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 가고 있다.

전북 김제 김애자(74)씨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를 짓을 수 없다”며 “4월 시작해야 하는데 소가 농사를 지어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23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228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도내 농촌에 투입할 예정이다.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에 따른 것으로 도내에서는 익산 29명, 진안 71명, 무주 69명, 장수 30명 등 모두 228명이다.


전북지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인 계절노동자로 보충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북 농촌에서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축산농장이나 시설재배 농가 등 가족만으로 필요한 노동력을 충당할 수 없는 농업 현장에서는 해외 계절노동자가 유입되지 않으면 올해 농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전북은 농가 수요를 거쳐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을 데려와 농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영농 현장에 투입해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해 왔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시군 지자체 등을 통해 근로를 희망하고 입국하기로 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입국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북에는 상반기 투입 인력 228명 중 3~4월에 입국하기로 했던 외국인 근로자 225명 중 27명은 아예 입국을 포기했고 나머지는 모두 입국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전북도와 시군 지자체는 영농작업반 구성과 농촌 일손돕기 캠페인 등으로 인력난 덜어주기에 나서려고 하지만 사람 만나는 것조차 기피하는 상황에서 국내 인력도 구하기 어려워 효과는 미지수다.

전북도 관계자는 “일손 수요가 급증하는 4월이 되면 농촌 인력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현재 체류 외국인을 농번기 인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방문, 관광 등 취업비자가 없는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허용 해 주도록 개선을 요청했다”며 “2300여명 정도가 전북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인력을 대체하도록 법무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필리핀, 베트남 등 인력 송출국가에서 한국으로 출국이 금지되고,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의 본국 입국도 제한되어 이를 활용해 농촌인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적 상황도 전북도와 비슷한 상황이다.

강원이 2,173명으로 가장 많이 배정됐다.
그 다음 충북이 1,004명, 경북이 765명, 충남 262명, 전남 216명 순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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