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중심 뉴욕, 코로나19 대혼란...잔인한 4월 예고
2020.03.23 14:42
수정 : 2020.03.23 1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도시와 금융시장 모두 유래없는 대혼란에 빠졌다. 시 당국은 4월이 되더라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고 곧 의료 물자가 바닥날 예정이라며 연방정부의 도움과 시민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22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의하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만3276명, 417명으로 집계됐으며 뉴욕시를 포함한 뉴욕주에서만 1만5793명의 확진자와 11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같은날 뉴욕주는 오후 8시를 기해 주 전역에 생필품과 관련된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100%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지난 18일 확진자 2명이 확인되면서 2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월가의 객장을 폐쇄하고 모든 거래를 전자거래로 전환하기로 했다. NYSE는 과거 제 1차 세계대전 등 전쟁과 자연재해 때문에 4차례 멈췄지만 질병 때문에 멈춘 경우는 228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1일 발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 규정과 거래시간 모두 종전대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혼란이나 무정부 상태도 없을 것"이라며 이번 재택근무 조치가 '봉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제한이 언제 풀릴지는 우리가 사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다"면서 "결국 40~80%의 인구가 감염되고 말 것이다. 우리 모두 확산 속도를 늦추려고 하고 있지만 확산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앞으로 11만개의 병상이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한 병상이 5만3000개 수준이라며 연방 정부로부터 어떠한 자금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도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 4월은 3월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5월이 4월보다 나빠질까 두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뉴욕시는 미국 내 사태의 진원지가 됐다"며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부족 사태가 10일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방 정부가 군대를 동원하고 국방물자생산법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의료 물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뉴욕주와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를 중대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방위군 및 의료진, 임시 병원 추가 배치를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단결하는 한 미국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시민들에게도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뉴욕 시민들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원 등 공공장소를 활보하고 있다며 "이는 무신경하고 오만하며 자기 파괴적인 행위이자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성토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시민들이 이러한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교통 통제 등 시민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차단할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