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크웹과 다르다"..文대통령 "회원까지 조사 철저"

      2020.03.23 15:46   수정 : 2020.03.23 16: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모씨가 구속되면서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사방 회원까지 포함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경찰 역시 가벼운 처벌이 예상되던 단순 시청자들까지 '여론을 반영한 수사를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운영진 및 회원들에 대한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거 확보 실패시 솜방망이 처벌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 청원 게시자는 "미국은 아동 포르노물을 소지하기만 해도 처벌받는다"며 "우리나라는 초범 감형 등 근절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은 159만여명이 동의했다.


조씨에 대한 강력 처벌 여론이 높아진 데는 지난해 10월 아동 성착취물 22만 건을 유통한 혐의로 검거된 손모씨(23)의 형량이 '솜방망이'에 그쳤던 전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손씨는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상에는 음란물 제작·유포는 최소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적시돼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손씨가 초범인 점, 판결 받기 직전 혼인신고를 해서 부양가족이 생긴 점을 들어 이 같이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씨 등에 대한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찰이 조씨와 공범 등에 적용한 혐의는 △아동음란물제작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제공 △카메라등이용 촬영 등 7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조씨의 경우 영상물 유포 과정에서 다양한 혐의점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손씨보다 높은 형량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장윤미 변호사는 "(성 착취물 유포라는) 하나의 행위더라도 경위에 있어서 협박·강요 등 개별적으로 범죄를 구성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평생 가져갈 피해라는 것을 감안해 양형기준이 참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동 성착취영상 제작·유포에 대한 형량이 어떻게 선고될 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전문가들은 손씨의 사례 등, 관련 형량이 낮게 나오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앞서 '박사'와 유사한 형태의 범죄를 저지른 '왓치맨'도 1년 6개월 형량에 그쳤다"며 "경찰이 텔레그램 등에서 증거 확보에 실패하면 다른 혐의점을 찾기가 어려운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시청자도 여론 반영해 수사"
범죄 수법의 악랄함과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 등을 반영해 기존 판례와는 다른 강력한 처벌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성변협 공보이사 양진영 변호사는 "기존 디지털 범죄보다 더 악랄하고 조직적이기 때문에 (앞선 판례들 보다)한 차원 높다고 봐야 한다"며 "단순 유포의 차원이 아니며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유포 등을 지시한 점이 고의성이 더 짙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강력한 수사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운영자 뿐 아니라 성 착취물을 단순 시청한 자에 대해서도 여론을 반영해 최대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앞서 아동 성 착취물을 다운로드받거나 소지한 사람을 포함해 관련 피의자 총 124명을 검거하고 18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영상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며 "소지하는 과정에서 '나한테 넘겨봐라' 등의 의사 표현이 있었으면 방조죄 등이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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