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열풍의 중심 주지훈… 킹덤과 함께 성장하다
2020.03.23 18:00
수정 : 2020.03.27 10:49기사원문
넷플리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과 SBS 금토 드라마 '하이에나'에서 열연 중인 주지훈이 매 작품 호연하는 이유로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꼽았다. 주지훈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촬영 중간에도, 심지어 촬영이 끝난 뒤에도 (제작진과) 자주 만난다"며 "연기자라기보다는 팀의 일원으로 작품에 깊게 참여한다. 아직까진 귀찮아하는 분은 없다"고 말했다.
"어떤 배우는 호텔방 잡아서 준비한다고 하는데 전 제작진과 자주 만나는 이 방식이 제게 잘 맞아요. 그렇다고 연출 욕심이 있는 건 전혀 아니고요. 하하."
주지훈은 2017년부터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2편으로 쌍천만 관객을 이끌었고, 2019년에는 '암수살인'으로 제24회 춘사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들어올렸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배우 자신은 연기에 물이 올랐다고 느낄까. 그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작업에 집중하는 방식을 체득하게 된 것"을 변화로 꼽았다. "과거에는 혼자서 끙끙거렸다고 할까요. 일테면 감독에게 이런 걸 물어봐도 되나, 동료에게 이런 요구를 해도 되나 고민했다면 이젠 다소 마음 편하게, 다양하게 (작품과 동료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기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망과 그에 따른 고통과 부담이 있지만 그저 신난다"며 지금의 전성기가 좋고 감사하다고 했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앞서 주지훈을 조선의 왕세자 이창 역할에 점찍은 이유로 "강함과 나약함이 공존하는 얼굴"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시즌1 할 때는 주지훈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시즌2로 이어지면서 김성훈 감독이 왜 그를 영리한 배우라고 했는지 알게 됐다"며 "자신만의 해석이 있고, 주인공으로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대화를 나누면 즐거운 배우로 같이 쭉 오래 작업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킹덤'은 왕세자 이창의 성장 드라마기이도 하다. 시즌1에서 이창은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기세에 눌려 나약한 모습을 보이나 역병의 원인을 찾아 나선 여정에서 참혹한 현실을 목도하고 점차 진정한 리더로 성장해나간다.
주지훈은 이창에 대해 "왕세자란 권력자지만 동생이 태어나면 목숨을 내놔야 하는, 그냥 힘없는 우리네와 같다"며 "우리 역시 졸업하고 군대 가고 취직하는 매순간이 두렵고, 그 과정 속에 크고 작은 싸움을 벌인다"고 짚었다. "돈이 아무리 많고 권좌에 있다 해도 내가 죽으면 끝이잖아요. 이창도 처음에는 무섭고 살고 싶어서 도망 다니다가 시즌2에서는 주어진 상황을 타개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는 일념에 강해집니다. 우리 삶과 비슷하죠."
시즌2에서 창은 특히나 감정적으로 큰 변화의 진폭을 겪는다. 생사역(좀비)이 된 아버지를 직접 칼로 베야 하며, 소중한 스승과 전우를 잃는다. 왕위 자리를 놓고 어려운 결정도 내려야 한다. "창의 선택이 마음에 들어요. 그는 권력을 얻기 위해 달려온 게 아니잖아요. 누구나 자신의 철학과 이상을 이루려면, 인내와 희생이 필요하죠. 마음에 드는 일만 하고 살순 없죠."
시즌2 공개 이후 반응이 좋아 고생한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촬영 자체는 정말 힘들었단다. 특히 "시즌1이 겨울에 찍어 추위로 고생했다면, 시즌2는 더위와의 싸움이었다"고 돌이켰다. "후반부에서는 피칠갑을 한 상태로 나오잖아요. 그 피를 설탕으로 만드는데 모기가 엄청 몰렸죠. 우리나라에 그렇게 모기가 많은지 몰랐습니다. " 그러면서 생사역들과 대결하는 장면은 "공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매 장면 액션 합을 맞춰야했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한 테이크만 찍어도 구역질이 났어요."
'킹덤'의 세계적 인기는 외국에 사는 지인들의 호응으로 확인 중이다. "주변 반응도 좋지만, 특히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많이 연락을 해 신나게 얘기해요. K팝도 그렇고 '킹덤'의 인기에 한국인을 더 환대해준다니 마음이 뿌듯하죠. SNS로 관객들의 가감없는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승승장구 중인 이 배우의 올해 바람은 무엇일까. "정말로 하루하루, 진심으로 열심히, 즐겁게 살고 싶어요. 작지만, 큰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