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이 전공… 뮤지컬계 핫한 신인 김수하
2020.03.23 18:00
수정 : 2020.03.23 18:00기사원문
2015년 대학 휴학 중 웨스트엔드서 '미스 사이공'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김수하는 오로지 실력과 열정만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꽉 움켜쥐었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조선!'을 통해 국내 데뷔전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2015년 작곡가 맹성연의 권유로 우연히 '미스 사이공' 일본 오디션을 본 게 웨스트엔드 진출로 이어졌다.
"그런데 막상 웨스트엔드에 가보니 정말 프로의 세계라는 걸 실감했어요.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죠. 저녁엔 앙상블로 공연하고, 낮에는 (여주인공) '킴 커버' 리허설을 했죠.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심에 가사를 다 외운 뒤엔 계속 발음을 교정했죠." 집요한 노력 덕분에 그는 이듬해 '미스 사이공' 일본 공연에서 '킴' 대역이 아닌 '킴'으로 당당히 섰고 2017년엔 '미스 사이공' 영국·아일랜드 투어, 2018년엔 인터내셔널 투어에 나섰다.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달하려 했죠. 영어 실력이 부족해 더 깊게 파고든 게 정확한 발음의 노하우가 됐어요."
이렇게 해외서 잘나가던 김수하가 서울예술대학 졸업 작품인 초연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에 출연한 이유는 뭘까. 그는 "'스웨그에이지'의 제작사이자 지금의 소속사인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 때문이었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투어 중인 스위스로 직접 온다고 했을 때 믿음이 갔죠. 또 작품에 대한 송혜선 대표의 자신감에 더욱 신뢰했어요."
빵에 비유하자면 '미스 사이공'이 오랜 전통의 바게트라면, '스웨그에이지'는 갓 나온 최신 유행의 '단짠단짠 빵' 같단다. "솔직히 킴은 백인 남성의 로망이 담긴 동양인 여성 캐릭터라 21세기를 사는 '인간 김수하'로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어요. 또 30년 된 작품답게 그들만의 매뉴얼이 있어 마치 체스판의 말처럼 나를 깎아 킴에 맞춰야했죠." 반면 '스웨그에이지'의 '진'은 김수하가 창작진과 함께 부딪히며 만든 캐릭터다. 그는 "아주 소중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결국 이 작품은 김수하에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여배우상을 안겨주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꿋꿋이 재연 중인 이 작품은 4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