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차 지명 '딜레마'… 정민규·이병준 누구를 택할까
2020.03.23 18:20
수정 : 2020.03.23 18:20기사원문
주말리그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프로야구 1차 지명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2014년 드래프트서 이수민(삼성)과 박세웅(롯데)을 놓고 고심했다. 당초 이수민을 점찍었으나 막판 박세웅의 성장을 지켜보고는 장고에 빠졌다. 결국 원래대로 이수민을 택했으나 박세웅의 활약에 배앓이를 했다. 이때의 교훈 탓일까. 2년 후엔 생각을 바꾸어 원안인 박세진(KT)대신 최충연(삼성)으로 바꾸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현재 개점 휴업 상태다. 코로나19로 올해 주말리그가 늦어진데다 연습경기마저 사라진 탓이다. 주말리그가 개시된다 해도 훈련 부족으로 선수들이 100% 기량을 발휘할지 의문스럽다.
1차 지명 대상이 단독 후보인 구단은 별 문제없다. 복수의 대상이 경합하고 있는 경우 사정은 복잡하다. 대형 유격수 정민규(18·부산고)와 최고 구속 147㎞의 강속구 투수 이병준(18·개성고)을 놓고 저울질 중인 롯데가 처한 딜레마다.
정민규는 메이저리그가 주목하고 있는 대형 유격수. 체격 조건(183㎝, 85㎏)이 좋고 공·수·주 3박자를 두루 갖춰 강정호(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연상시킨다. 2학년 때까지 3루수로 뛰었으나 김성현 감독의 권유로 유격수로 자리를 이동했다. 중학교 시절 유격수를 맡아 봐 낯설지 않다.
부산고 김성현 감독은 "수비 동작이 부드럽고 강한 어깨를 지녀 대형 유격수 감이다. 장타력도 지니고 있다. 올해 기대가 컸는데 코로나19로 선보일 기회가 없어져 안타깝다"며 아쉬워했다.
이병준은 스리쿼터 투수로 공끝의 변화가 심하다. 포심을 던져도 투심처럼 타자 몸 근처에서 변화를 일으킨다. 2학년 때 최고 구속 147㎞를 기록. 185㎝, 92㎏의 신체 조건을 갖췄다.
개성고 정원욱 감독은 "앞으로 스피드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물론 스플리트도 곧잘 던진다. 롯데의 1차 지명 후보는 물론 청소년 대표로 활약할 좋은 투수다"고 소개했다.
투수와 유격수는 어느 팀이나 탐내는 포지션이다. 롯데 역시 이 두 부분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롯데는 올시즌 새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를 유격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외국인 타자에겐 수비보다 한방을 더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내야의 안정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다.
롯데는 올해 박세웅, 노경은에게 3, 4선발을 맡길 예정이다. 둘 다 부상 공백으로 인해 활약 여부를 장담하기 힘들다. 그나마 5선발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롯데는 2000년 이후 16번의 1차 드래프트(4년간은 폐지)서 12차례 투수를 선택했다. 2001년 1차 지명된 추신수(당시 부산고·텍사스 레인저스)는 투수 겸 외야수였다. 2021년 롯데의 선택은 누구일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