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하다 음성 판정받았는데 쓰러진 채 사망…왜?

      2020.03.26 04:53   수정 : 2020.03.26 09:57기사원문
11일 오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확진자를 태운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3.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명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1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2020.2.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대구에서 자가격리를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가 해제됐던 신천지예수교 교육생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자가격리 해제자에 대한 관리 역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자가격리 해제자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때 700여명을 넘어서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이날 14명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사망자는 6명이 추가됐다. 이들 중에는 자가격리 기간 중 음성판정을 받고 격리가 해제됐다가 숨진 신천지 교육생 A씨(53)가 포함됐다.

대구시 88번째 사망자 A씨는 신천지 교육생으로 교인 등과 밀접접촉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7일부터 자가격리했다.

이달 6일 실시된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A씨의 자가격리는 12일 해제됐으나 음성판정 엿새만인 18일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를 발견한 사람은 보건소 직원 등 보건당국이 아니었다. A씨는 집에 찾아 온 인터넷 기사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즉각 119구급대에 의해 파티마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받았다. 결과는 '양성'이었다. A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24일 오전 8시20분 숨졌다. 음성판정을 받은 지 보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자가격리, 진단검사, 음성, 자가격리 해제, 재차 진단검사, 양성, 사망 등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앓았다고는 하지만 숨진 A씨의 나이는 53세로 비교적 젊다. A씨가 앓고 있던 당뇨의 심각성이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가격리를 해왔다는 점에서 A씨의 건강상태가 비교적 양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A씨에 대해 대구시는 긴 잠복기와 격리기간 중 감염원에 대한 노출 등이 감염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단장은 "본인이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 잠복기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아주 특별한 아웃라이어(평균치에 벗어나는 표본)에 대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자가격리 기간이 끝난 신천지 교인에 대한 모니터링은 별도로 하지 않고 있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25일 "신천지 교인에 대한 모니터링의 경우, 격리가 해제된 이후 (모니터링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채 부시장은 아직도 상당수의 신천지 교인이 자가격리 상태로, 이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에서 신천지 교인이 아닌 일반인도 자가격리 해제 이후 모니터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 부시장은 "격리해제된 분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면서도 "(자가격리 해제된 이들에) 대해 더 조사를 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들의 경우 신천지 교인이든 일반인이든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25일 기준 6456명이다. 병상수 절대 부족으로 자택에서 격리하던 이들은 한때 2000여명을 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택에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사례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현재는 신규 확진자수가 10~30명 내외로 크게 떨어지고 완치자들이 늘면서 병상문제 역시 어느정도 해결된 상황이다.

문제는 자가격리 해제자들이 관리사각지대에 있는 한, A씨와 같은 사례가 또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자가격리 해제 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지인 구로구 콜센터에서도 직원 한명이 자가격리를 하다 격리 해제를 위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도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신천지 교인 1명이 2주간 자가격리가 끝난 뒤 뒤늦게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밖에도 천안과 경기도 안산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랐다.


대구시는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들의 움직임을 전화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A씨의 경우 사실상 효과는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구시는 자가격리 해제 지침을 최근 강화했다.
대구시는 질병관리본부가 자가치료 중인 무증상자에 대해 3주간 자가격리 후 검사 없이 자가격리 해제 하던 것을 '확진 후 7일째 진단검사 결과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해제'로 강화하자 지난 21일 자가에서 격리치료를 할 경우 무증상자는 확진일로부터 2주간 자가격리 후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 판정을 받아야 격리해제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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