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산은·수은과 1조 대출약정..."재무구조 개선에 물꼬"

      2020.03.26 17:03   수정 : 2020.03.26 17: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던 두산중공업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는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떨어진데다 최근 금융시장의 확대된 변동성 탓에 자금조달이 원활치 않았던 두산중공업은 당장 이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26일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는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대주주 ㈜두산이 이번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제공을 결정하고 보유 중인 두산중공업 보통주식을 비롯한 주식,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으로부터 두산메카텍㈜를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행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5조1120억이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4조3300억원으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만 1조2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특히 당장 4월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이 만기가 도래한다. 두산중공업은 해당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지급 보증을 한 수출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다만 이번 1조원 규모 대출 약정과 해당 외화채권의 대출 전환은 별개다.

시장에선 현재 두산중공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현저히 저하됐다고 본다. 당장 이날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워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앞서 지난해 5월 한신평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후에도 사업환경 불확실성 확대, 유동성 부담 고조, 감사위험 확대 가능성 등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게 한신평의 평가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손실 49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3조7086억원)과 영업이익(877억원)도 각각 9.6%, 52.5% 줄었다. 2017년 이후 본격화한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과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가 원인이 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대출을 발판 삼아 당초 계획하고 있었던 재무구조 개선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재무구조 개선활동을 마무리하고 이번 대출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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