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진 못해도, 꽃들아 안녕

      2020.03.27 04:00   수정 : 2020.03.27 08:45기사원문
살랑살랑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야 할 시기에 주위에너무 힘든 소식들만 들린다.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핀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찾아온 봄기운으로 코로나19도 물러갔으면 좋겠다.

개화시기에 맞춰 꽃을 감상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전국의 봄축제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예년처럼 봄나들이를 떠나긴 어렵게 됐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대신 집주변 가까운 곳에 핀 봄꽃을 찾아 마음만으로라도 2020년의 봄을 맞이하자.

목련

잎보다도 꽃이 먼저 피는 꽃을 떠올리면 우선 목련이 생각난다. 꽃눈이 붓을 닮아서 목필이라고도 하고,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 끝이 북녘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라고도 한다. 목련은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열리는 목련축제가 유명하다. 천리포수목원 전역에는 840분류군의 목련이 식재돼 있다. 하지만 이미 꽃망울을 터뜨린 하얀 목련은 우리 주변에도 지천이다. 목련 개화시기는 3~4월이며,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이다.


매화

흰꽃과 분홍색 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매화도 빨리 피는 봄꽃의 하나다. 우리나라 매화꽃 축제로는 전남 광양매화축제가 으뜸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취소됐다. 청매실농원과 섬진강을 두고 마주한 흥룡마을과 먹점마을 등이 소문난 매화마을이다. 지리산에 기댄 마을 골짜기, 밭두렁, 고샅길과 개울가까지 온통 매화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구례 쪽에선 구례읍 유곡리 다무락골이 매화마을로 널리 알려졌다. 상춘객을 억지로 막을 순 없지만 해당 지자체는 지역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매화의 개화시기는 2~3월로, 매화의 꽃말은 '고결, 충실, 인내, 맑은 마음'이다.

동백

동백은 한국과 중국, 일본에 자생하는 나무로서 다른 꽃들이 다지고 난 추운 계절에 홀로 피어 사랑을 듬뿍 받는다. 동백은 꽃이 질 때 송이째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꽃은 차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두발과 관련된 화장품이 많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지만 옛날에는 열매를 짜서 만든 동백기름을 이용해 머리를 치장하는데 사용했다. 동백의 개화시기는 1~4월이며, 꽃말은 '진실한 사랑, 겸손한 마음'이다.


벚꽃

봄꽃의 대표주자는 단연 벚꽃이다. 경남 창원의 진해군항제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 역시 행사가 취소됐다. 창원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군항제 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상춘객들이 몰려들자 진해구 주요 벚꽃 명소인 경화역, 여좌천, 안민고개 등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나섰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축제인 여의도 벚꽃축제를 비롯해 양재천 벚꽃축제, 경남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전남 보성 벚꽃축제 등 전국 대부분 벚꽃축제도 취소됐으니 행사장 접근은 삼가는게 좋겠다. 벚꽃의 개화시기는 3~4월이며, 벚꽃의 꽃말은 '순결, 절세미인'이다.

수선화

수선화는 생즙을 갈아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며, 비늘줄기는 거담·백일해 등에 약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비늘줄기에 속하는 내한성이 강한 가을심기 구근으로 이른 봄에 개화한다. 수선화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개화시기는 추위가 한창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 자존심, 고결, 신비'다.


진달래

봄날 산에 오르면 많이 보게 되는 진달래도 봄의 전령사다. 경남 창녕 화왕산이 유명하다. 진달래는 화왕산 서쪽과 북쪽 사면의 절벽을 따라 군락을 이룬다. 산성 서문 환장고개, 허준 드라마 세트장, 정상 능선, 산성 동문, 관룡산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드라마 세트장의 초옥과 어우러진 진달래밭도 좋다. 정상부 경계를 따라 꽃테를 두른 풍경도 곱기만 하다. 진달래의 개화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초다.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이다.


유채꽃

봄이면 제주에는 샛노란 꽃바다가 물결친다.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은 바닷바람을 파도삼아 이리저리 흔들리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추위에 강한 유채는 초봄부터 늦봄까지 노란 얼굴을 보여주면서 잠시 머물다 가는 봄을 길고 진하게 만끽하게 만든다. 유채의 개화시기는 3~4월이며, 유채의 꽃말은 '쾌활'이다.


개나리

봄소식을 전하는 꽃으로는 개나리를 빼놓을 수 없다. 생명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줄기나 가지를 꺾어서 삽목(꺾꽂이)을 해도 잘자란다. 척박하거나 다소 응달진 장소 등 열악한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나무가 개나리다. 그래서 예전에는 산울타리나 가로수는 물론 각 가정의 담장 밑에 주로 심었다. 개나리의 개화시기는 4월이며, 꽃말은 '희망, 기대, 깊은 정, 달성'이다.


튤립

네덜란드의 상징인 튤립은 사실 원산지가 터키다. 튤립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구근초로 개화시기는 4~5월이다. 보통 이맘때쯤이면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튤립축제를 시작한다. 튤립축제 기간 동안 100여종 120만송이의 튤립이 장관을 이룬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 매혹, 영원한 애정'이다.

철쭉

봄꽃 가운데 오래 피어있는 꽃을 떠올리면 단연 철쭉이다. 봄꽃 중에선 다소 늦은 5월에 피는 꽃이다. 경남 합천의 황매산 철쭉이 가장 유명하다.
해발 800~900m의 고도에 광범위하게 철쭉 군락이 펼쳐진다. 하지만 철쭉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올해는 멀리 떠날 것 없이 집 주변 가까운 곳에 핀 봄꽃을 즐기자. 철쪽의 꽃말은 '사랑의 즐거움'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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