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내기 고스톱판 엎은 지인 때려 숨지게 한 60대…2심도 징역 18년
2020.03.27 14:39
수정 : 2020.03.27 14:44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식사비 내기 고스톱을 치다가 판을 엎고 욕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을 10여분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6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63)의 선고기일에 원심과 같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성 부장판사는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CCTV 영상, 범행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지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26일 밤 10시52분께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B씨의 집 마당에서 B씨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오후 2시께 A씨는 자신이 사는 집의 건물주 C씨, 피해자 B씨와 함께 고스톱을 치던 중 B씨가 욕을 하면서 판을 엎고 뛰쳐나가자 뒤따라가 10여분간 B씨의 온몸을 때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범행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A씨는 "C씨에게 사과하라고 해도 B씨는 오히려 흉기를 들고 욕을 하면서 다가왔고, 흉기를 보는 순간 이성을 잃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피고인은 자신의 주먹을 맞아 넘어져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얼굴을 딱딱한 재질로 된 구두굽으로 축구공 차듯이 폭행했다"면서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잔혹한 점, 폭력범죄로 10여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사람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상해치사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점, 그럼에도 또 사람을 때려 사망하게 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은 아니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지인들 수십여명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