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보다 심각한 '실업 쇼크'… 기업, 감원·임금삭감 돌입

      2020.03.27 17:24   수정 : 2020.03.27 17:24기사원문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실업대란과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자가 폭증하면서 실업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제조업계도 실업률이 뛰고 있다. 기업들의 감원 조치와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대공황·금융위기보다 심각

2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21일 기준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무려 328만명에 달한다. 28만2000명을 보였던 1주일 전에 비해 5배나 급증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이 본격화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미 타격이 큰 식당과 호텔, 항공사들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감원에 따른 실업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금융서비스기업인 노던트러스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칼 테넌바움은 외식과 유통, 서비스 업계에서 감원이 실시될 경우 실업률이 13%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기업들은 숙련된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당장 감원 카드를 접어둔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최후의 수단인 감원을 단행하려는 기업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기 엔진사업부는 미국 내 인력의 10%인 2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감원 대신 임금 삭감을 단행하는 기업도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체 임직원 6만9000명의 임금을 당분간 20% 삭감한다고 발표했으며 포드는 앞으로 5개월 동안 임원 300명의 임금을 20~50% 줄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안정됐던 미국의 실업률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였던 1981~1982년 미국 경제침체 당시의 10.8%를 크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제고문과 의회예산국 국장을 지낸 키스 홀은 이번 실업자 증가는 대공황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없었다며 실업률이 수개월 내 2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아시아 제조업도 타격

유럽과 아시아에도 대량실업난이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소 주춤해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는 서방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대부분 산업이 중단됐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페라리 등 자동차 업체와 주요 안경 브랜드를 제조하는 룩소티카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감산 중이다.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산업화가 가장 빠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7일부터 3일간 통행제한에 들어가 실업률이 29%에 이르렀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제조업 부문에서 대규모 실업자 발생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서방국가의 소비 감소로 H&M과 막스앤스펜서 등 글로벌 의류 유통업체들이 주문량을 줄여 중국과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아시아 근로자 수백만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의류제품 수출의존도가 높은 방글라데시로, 종사자 중 410만명이 실직할 경우 사회적 혼란까지 우려된다.

방글라데시는 코로나19로 중국에서 원단을 제공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다가 이번에는 서방국가들의 이동제한 등 폐쇄조치라는 새로운 악재에 직면했다.


도이체벨레는 방글라데시 섬유제조수출협회 자료를 인용, 코로나19로 주문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지금까지 15억달러 손실을 봤으며 업계의 하루 손실금액도 1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상공회의소는 6월까지는 주문이 없을 것이라며 공장들이 도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미얀마 섬유업계도 이미 1만명이 실직했고, 말레이시아도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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