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안 보인다…진보성향 무당층 '마지막 희망'
2020.03.28 06:30
수정 : 2020.04.08 14:37기사원문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1대 총선을 겨냥해 급조한 비례전용 정당들이 정치권의 시선을 독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비례위성정당을 심판하자는 합리적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정의당 지지로 돌아오지 않는 한 활로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김종민 부대표는 28일 뉴스1과 통화에서 "거대양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 강화하는데, 그 현상이 아직은 혼란스러운 국면"이라며 "역설적으로 무당층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는데 그 무당층이 정의당에 결집하지 않고 있다. 후보등록 완료 후 선거구도가 명확해지면 유권자의 표심도 분명해질 것이라 보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이 비례정당의 꼼수에 대응한 처음 반응은 법원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선거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되지 못했다. 범여 연대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커진 상황에서 '지역구는 민주당에, 정당은 정의당에'란 투표 공식을 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과거 범진보 지지층의 사표방지 심리로 정의당에 몰아줬던 비례표가 사라지면 과거 총선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할 때 정의당의 이번 총선 비례 의석은 4석 수준이거나 그 이하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YTN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6일~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의당 지지율은 3.7%였다. 2018년 4월(3.9%) 이후 가장 낮다.
정의당도 민주당이 판을 깔아 놓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길은 있었다. 그러나 실리보다 명분을 택했다. 비례정당 '불참'으로 직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지난 '조국 사태' 당시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을 두고 비판 기조를 이어가다가, 결국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고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했다.
정의당의 한 당직자는 "조국 임명에 대한 입장을 낸 후 지역 분위기가 눈에 띄게 변하더라"며 "지역 주민이 심상정 대표에게 직접 뭐라고 한 적도 있다더라. 다들 그때 정말 많이 놀랐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정면 돌파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정의당 청년정치인들이 조국 전 장관 임명을 두고 찬성한 것에 사과하는 입장문을 냈다. 문제의 근원이 된 꼬인 실타래부터 풀어나가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정의당 내부에선 '조국' 여파를 청년유권자의 표심을 잃게 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정의당 당원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작년에 정의당이 조국 임명에 반대했더라도 지지율은 바닥을 찍었을 것이다. 물론 당시에 조국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올리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때 폭풍을 맞았다면,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이름에 흠집이 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쯤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유·무선 ARS방식(유선 20%, 무선 70%)과 무선전화면접(10%)을 혼용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