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글로벌 식량난 몰려오나

      2020.03.30 15:17   수정 : 2020.03.30 15: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식량 전쟁을 촉발할 조짐이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출입국 통제를 강화하면서 농축산 최대 산지국내 해외 노동자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베트남과 태국 등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쌀과 계란 등 식량 수출을 속속 금지하면서 전 세계 수급난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해외 노동자에 대한 의존이 높은 유럽과 북미, 호주의 농축산업이 인력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식량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년 동유럽과 튀니지, 모로코 등지에서 농업 인력 80만명을 수입해온 프랑스는 당장 앞으로 3개월 동안 딸기와 아스파라거스 수확에만 노동자 20만명이 필요하다.
해마다 농업에 필요한 해외 노동자로 영국은 7만~8만명, 독일은 30만명을 주로 동유럽 인력을 들여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 국가들은 30일간 외부 지역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일부 국가들은 동유럽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독일은 계절 노동자의 입국을 무기한 금지 조치했다.

미국의 경우 손으로 직접 수확해야 하는 과일과 채소의 경우 멕시코의 계절 노동자들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취업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해 과일과 채소 수확 및 도축장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 육가공업계도 비자 발급 제한으로 인해 절대 필요한 필리핀과 중남미의 노동자 수입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농업 인력의 3분의 1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호주도 일부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지 못한 가운데 뉴질랜드도 키위를 수확할 인력이 모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농업 단체들은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 유입 부족으로 재배와 수확에 차질이 생기면서 글로벌 식량난을 낳을 것으로 경고했다.

베트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쌀과 밀을 생산하는 곡물 수출국들은 이미 수출 중산을 선언해 식량 안보 위기도 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자국 수요 확대를 감안해 수출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세계 1위의 쌀 수출국인 인도가 최근 3주간 쌀 수출 봉쇄에 돌입한 가운데 세계 3위 수출국인 베트남도 지난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예정된 수출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은 다음달 3일까지 계란 수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국립호주은행의 농업 경제학자인 핀 지벨은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식량을 수출하지 않고 자국에 보관하면 할 수록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걱정이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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