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일정 연기됐지만 곳곳이 지뢰밭...반수생 증가 고3 악재 우려

      2020.03.31 14:00   수정 : 2020.03.31 15: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교육당국이 대입 일정을 2주 가량 연기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3차례 5주간의 개학연기로 인해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경험해보지 못한 온라인 개학에 따른 부적응이 우려되고 있다.

학교간 학력격차 발생뿐만 아니라 대학 1학년생의 반수 가능성에 따른 고3학생들의 수능 여건악화, 학생부 기록의 부실 등 다양한 부작용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입 일정 연기...왜?
교육부는 이날 신학기 개학일이 확정됨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 일정을 조정해 수능은 12월 3일에 시행하고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같은 대입 일정 연기는 장기간의 고교 개학 연기와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교육현장의 어려움 때문이다. 지난 5주간의 개학연기로 중간·기말고사 순연, 여름방학 기간 단축 등으로 학생 학습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대입 준비기간도 부족하고, 교사의 학생부 기재·점검 및 진학상담 기간 부족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수시원서 접수는 9월 7일부터 진행돼야 하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8월 31일까지 기말 성적표를 비롯한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이 마무리돼야 한다. 수시 원서 접수를 위한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대입일정 연기로 고3 수험생들은 다소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셈이다. 수시의 경우 기존보다 16일, 수능은 2주 가량 시간을 벌게 됐다. 변경된 수능 시행일 등을 반영한 '대입전형일정 변경(안)'은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에서 대학과의 협의를 거쳐 4월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대입전형일정 변경(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에 공표된 일정보다 수시모집 기간 3일 내외, 정시·추가모집 기간 11일 내외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
다만 여전히 등교개학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능에서 고3이 N수생보다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4월 9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더라도 이미 학습 결손이 6주 이상 발생했지만 수능은 2주만 연기됐다. 물리적 수능 준비 시간이 부족한데다, 온라인 개학 후에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수능준비 불안 상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대학 개강이 미뤄지고, 수능이 연기되면서 반수생 마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3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악재라는 분석이다.

학교 여건에 따라 수시, 정시 모두 학력 격차 발생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온라인 개학 준비 정도에 따른 학교간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일반고간, 고교유형간, 지역고교간 학력격차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수시 모집에서 중요한 참고사항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기록도 문제다. 학생부는 학생의 기본 인적사항과 성적, 특별활동, 출결상황, 행동특성 등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기록부로 담임 교사가 작성한다.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에 대한 상세평가도 기록된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담임 교사나 학생들이 서로 등교 개학 전에는 만나지 못하면서 학생부 기록이 자연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도 이같은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뾰족한 대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 등교개학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학생부 기록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등교개학이 이뤄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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