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일베설에 '갑론을박'…일베 폐쇄 가능할까?(종합)
2020.03.31 16:22
수정 : 2020.03.31 16: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일간베스트(일베)' 이용자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주빈의 변호사는 "일베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주빈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윤 김호제 변호사는 31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 부장검사) 조사에 입회하면서 "'일베'같은 것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이 많은데 이와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경제적 동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조주빈 '일베' 의혹 일파만파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주빈이 일베 회원이라며 해당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특히 조주빈이 전문대 재학 시절 사용했다고 알려진 포털사이트 계정이 일베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러한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조주빈과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씨는 조주빈의 졸업앨범 사진을 첨부하며 "조주빈은 일베가 맞다"며 "동창이면 조주빈이 일베인 걸 모를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역시 조주빈을 언급하며 일베를 촉구하는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이 중 약 1만8000명의 동의자를 얻은 한 청원자는 "N번방 피의자가 일베 회원임이 밝혀졌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무너트리는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일베에서 워낙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폐쇄하거나 그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마땅한 규정이 없다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라도 제재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베 운영 목적 불법 아냐"
일베 폐쇄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지난 2018년에는 '일베 사이트 폐쇄'라는 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동의자 20만명을 넘겨 청와대로부터 답변을 듣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후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의 처리 거부, 정지 또는 제한을 명할 수 있다"면서도 "일베의 불법정보 게시글 비중 등이 사이트 폐쇄 기준에 이르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와 협의해 차별, 비하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후로 2년이 지난 지금, 일베는 여전히 온라인상을 활개 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베를 폐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사이트 폐쇄 여부를 판단할 때는 해당 사이트의 운영 목적이 불법인지를 논의하고, 그 불법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검토한다"며 "일베에 게시되는 일부 자료가 부적절한 건 사실이지만 사이트의 운영 목적이 불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적절한 자료를 막고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일베 측에 시정을 요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현 단계로서 일베를 폐쇄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