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대책 없이 생업 멈추라니…" 자영업 모자의 눈물

      2020.04.01 17:59   수정 : 2020.04.01 18:06기사원문

"소상공인 긴급자금대출요? 대출 상담신청이라도 할 수 있으면 로또죠."

코로나19가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동네 상권의 핵심인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만지고 있다.

당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정책을 마련해 지난달 25일부터 긴급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대출상담조차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상담 신청 하루 10여명 제한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각각 코로나19 관련 대출 접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직접대출을 받기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다.

소상공인센터별로 온라인 대출신청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을 하루에 10명 안팎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서울북부센터의 경우 서울 강북구, 성북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소재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10명씩' 코로나19 직접대출 온라인 상담신청을 받고 있다. 이들 5개구 내 소상공인들의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례로 동대문구청이 파악하고 있는 동대문구 내 소상공인만 총 654곳에 달한다. 동대문구를 비롯한 4개구 소재 소상공인들을 모두 더할 경우 전체 소상공인 수는 3000여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로 카페를 운영한 지 3년차에 접어든 최성진씨(34·가명)는 "취지 자체는 정말 좋은 정책인데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거의 로또 수준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최씨도 정부가 '코로나19 소상공인 직접대출'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30일과 31일에 이어 이날까지 대출상담예약을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최씨는 "오전 9시부터 상담예약신청을 할 수 있는데 5분도 안돼 하루 제한인원인 10명이 채워졌다"며 "작은 가게를 하는 소상공인들은 돈 1000만원도 적지 않은 돈이라 신청해보려 했는데 상담예약조차 어렵다니 매일 아침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측은 "중년층 이상인 소상공인들의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해 온라인 상담신청 비율을 낮춘 것일 뿐 매일매일 상황에 따라 센터장의 재량으로 온·오프라인 상담신청 예약비율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지침 따르는 것 당연하지만…

주점을 운영하는 최씨의 어머니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지침에 따라 지난주부터 가게 문을 닫고 있다. 감염병예방법 제29조 1항에 따라 집단감염 위험시설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따라 어머니 업장에 마스크 착용 및 출입대장 작성, 업장 내 1~2m 거리 유지를 준수하라는 운영지침이 내려왔다"며 "주점이라는 특성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의 지침은 물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부가세 감면이나 아무런 대책 없이 생업을 내려놓으라는 것은 잔인하지 않은가"라며 "운영지침을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에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면서 이에 따르는 소상공인에는 아무런 보조를 해주지 않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라고 토로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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