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콘서트홀, 뒷모습 궁금하다면 '스테이지 투어'
2020.04.02 14:13
수정 : 2020.04.02 14:13기사원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봄 공연이 모두 취소된 서울 잠실의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지난달 27일 오전 모처럼 손님을 맞았다. 바로 롯데콘서트홀의 스테이지 투어가 진행된 것. 지난 2016년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이듬해인 2017년 프리뷰를 시작한 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테이지 투어를 운영해오고 있다. 한 달에 한 차례 진행하는 투어에 벌써 누적 참가자만 200여명이다.
"무대에 있는 피아노는 조성진이 쳤던 것입니다. 롯데콘서트홀에는 피아노 연주자들이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피아노를 선택할 수 있도록 네 대의 그랜드 피아노를 보관실에 보유하고 있는데 오늘은 한 대를 무대로 갖고 나왔습니다." 강일묵 감독은 "피아노 4대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하노버에서 유학중일 때 롯데콘서트홀을 위해 고른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피아노 한 대당 가격은 2억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콘서트홀의 무대는 붉은 객석으로 둘러싸인 빈야드 스타일이다. 모든 관객들이 시야 방해없이 가까이에서 균일한 음질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이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하우스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스타일로 국내에선 롯데콘서트홀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건물 내부는 여느 클래식 콘서트홀이 그렇듯 소리 울림이 잘 퍼지도록 불규칙한 굴곡을 준 나무 벽에 알루미늄 반막을 붙였다. 내부에선 소리의 공명이 잘 되도록 만들었지만 밖의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관건이다. 강 감독은 "롯데콘서트홀은 단독 건물이 아닌 쇼핑몰이라는 복합 건물에 포함돼 있어서 차음이 중요했다"며 "이를 위해 큰 건물 내부에 하나의 작은 독립된 건물을 짓는 '박스 인 박스' 형식으로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연주자들이 퇴장하는 무대 위의 출구를 따라 투어 참가자들이 이동했다. 롯데 콘서트홀은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어서 오페라 극장과는 달리 뒷 공간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악기 보관실과 오케스트라가 마치 무대 위에서 시연을 하듯 연습할 수 있는 리허설룸, 연주자들이 대기하는 분장실과 라운지 등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었다. 쇼핑몰의 8층에 위치한 콘서트홀의 특성상 악기 운반을 위해 포터 트럭 한대가 들어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무대 뒤켠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다시 나갔던 무대의 반대쪽 문이 위치한 무대 전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무대감독들이 모니터로 무대와 객석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SM데스크가 위치해 있다. 직접 연주자가 된 듯 무대로 통하는 문을 열고 나가 다시 객석으로 돌아오는데까지 한 시간. 무대 뒤쪽에 자리잡은 5000여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 연주로 투어가 마무리 됐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온 김선애(62)씨는 "얼마 전 롯데콘서트홀에 공연을 보러 왔다가 스테이지투어를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딸과 함께 신청해 참여하게 됐다"며 "최근 코로나19로 클래식 공연들이 계속 취소되서 답답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렇게나마 공연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