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3월 기업대출 13조 급증...대기업도 銀서 8조 대출

      2020.04.02 15:41   수정 : 2020.04.02 15: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 3월 한 달간 5대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이 13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3조원 중 8조원은 대기업 대출로 회사채 발행이 힘들어지면서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한도성 여신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도 전달보다 2배 정도 늘며 5조원 이상 증가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82조7022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949억원 늘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455조 4912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625억원 증가했다.
3월 한 달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합한 기업대출은 총 13조4574억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대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그동안 자금조달 역할을 해왔던 회사채 시장이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으면서 은행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 경영난을 겪고있는 제조업, 항공업 등의 회사채 수요가 줄면서 자금조달 창구를 변경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한도성 여신사용을 늘리기 시작했는데, 특히 제조업종 전반의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면서 "당장 돈이 급하지 않더라도 코로나사태가 얼마나 갈 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여유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수요도 생기면서 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특이한 점은 제조업 중 합성수지 및 기타 플라스틱 물질 제조업, 위생용 종이제품 제조업 등에서의 대출도 늘었는데 이는 마스크, 소독제 등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곳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이들 수혜 업종의 경우에도 생산을 늘리기 위해 운전자금 등을 대출하면서 수요가 늘었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도 5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통상적으로 2~3조원대의 증가율을 보인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 피해 기업에 대한 특별대출이 시작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4월부터 이차보전대출도 시작되는 등 관련 상품들이 더 늘어나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2조원 이상 늘어나 가장 많은 자금을 푼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신한은행(1조2081억원), 농협은행(9607억원), 우리은행(7176억원), 하나은행(459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4월부터 코로나 대출 관련 일일집계를 시작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늘리기 경쟁이 불가피한 점 역시 향후 대출 증가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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