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 가슴 아프다더니...주한미군 사령관 "김칫국 마시지 말라"?
2020.04.03 08:58
수정 : 2020.04.03 08:58기사원문
지난 2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알이 부화하기 전에 닭의 수를 세지 말라'는 미국 표현과 같은 한국식 표현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며 '김칫국 마시다'란 문장을 영어로 소개하는 사진을 리트윗 했다. 사진에는 '김칫국 마시다'가 '알이 부화 하기전에 닭을 세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잠정 타결됐다는 국내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자 이를 우회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일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잠정 합의했고 이르면 이날 오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일 협상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황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당사자나 다름없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우리측의 기대감을 '김치국 마시는 것'으로 평가한 셈이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으로 4000여명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황에서 적절한 표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일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오늘은 우리에게는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며 "한국인 직원에 대한 부분적 무급휴직은 우리가 전혀 기대하거나 희망했던 일이 아니다"라는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무급휴직은 분담금 협정의 부재로 인해 초래됐고 양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 타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협정 시한을 3개월이 넘긴 상황이고 이로 인해 자신의 관할하는 부대에 대규모 무급휴직자가 나온 상황에서 협정타결에 대한 기대감 '김칫국 마시지 말라'는 찬물을 끼얹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