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찾으려 시설 300곳 돌아다녔지만 소식없어"

      2020.04.06 16:56   수정 : 2020.04.06 16:56기사원문
"시설 300여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도연이를 만날 수는 없었어요. 당시 실종아동 지원의 열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19년 전 첫째 아들과 헤어진 어머니 박인숙씨(60)는 "어떤 방법이든 만나는 것이 사는 동안 마지막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6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김도연씨(35·실종 당시 16세)는 2001년 1월 29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수련회를 갔다가 실종됐다. 인솔교사들이 차를 마시러 간 사이 계단 층계참에 방치된 김씨가 숙박시설을 나와 그대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적장애 1급이었던 김씨는 공립특수학교 학생 15명과 함께 사회적응프로그램에 참석한 참이었다. 인솔교사는 아동을 일대일로 관리했으나 김씨의 실종은 막지 못했다.


숙소 직원들도 김씨를 발견했으나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교사들이 장애아동 입소 사실을 숙소에 당부했다면 바로 찾았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아들과 황망히 이별한 이후 박씨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시설 300여곳을 직접 찾아다니고, 비인가시설에는 일일이 전단지를 돌렸다. 하지만 아들 소식은 없었다. 박씨는 "도연이를 찾고자 10년간 조그만 희망만 보이면 '올인'을 하며 살았다"며 "그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도연이의 두 동생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실종아동 부모들과 함께 박씨는 2005년 통과된 실종아동법에 장애아를 포함시키는 등 입법활동에도 힘을 보탰다. 박씨는 실종아동 가족을 위한 의료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를 잃고 6개월 만에 치아가 다 내려앉았다"며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가족들이 많다. 상담비뿐 아니라 생활이 무너진 가족들에게 의료비 등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하루에도 몇 번씩 문득 도연이 생각이 난다"면서 "떨어진 세월이 길지만 적응 잘하고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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