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아파트 ‘데드캣 바운스’ "반등은 착시… 상승장 예측은 위험"

      2020.04.06 17:29   수정 : 2020.04.06 17:29기사원문
최근 서울 강남3구 초고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직전 거래 대비 2억원 넘게 올랐다. 이를 놓고 초고가 아파트 상승장이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급락 후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진단했다.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량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의 반등은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 초고가 아파트 특성상 층과 방향에 따른 편차일 가능성도 있어 전체 시장의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실거래가 뛰었지만…착시에 불과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3월 강남3구에 있는 초고가 아파트 몇 곳의 실거래가격이 최대 2억4000만원까지 뛰어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55㎡는 지난해 8월 18일 51억원(16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3월 10일 52억5000만원(7층)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 대비 1억5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신반포한신2차' 전용 138㎡ 역시 지난해 10월 23일 29억3500만원(3층)에 거래된 기록이 있는데, 올해 3월 5일에는 이보다 1억5500만원 오른 30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 85㎡도 지난해 12월 24일 21억5000만원(3층)에서 올 2월 25일 2억4000만원 오른 23억9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초고가 아파트의 실거래가격 경신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데드캣 바운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드캣 바운스 현상이란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의미로, 주가 또는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상황을 뜻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초고가 아파트 단지가 신고가격을 경신해 전체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거래 총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가 뚜렷한 가운데 일시적으로 데드캣 바운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억원 초과~15억원 미만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7월 거래 비중이 20.22%에서 1월 12.5%까지 내렸다가 2월 13.38%로 반등, 3월에는 다시 11.91%로 떨어졌다.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6월 13.61%를 기록했던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올 1월 10.65%포인트 떨어진 2.95%를 기록했다가 3월 4.28%로 다소 반등했다.


■ 한두 건 거래로 상승장 예측 위험해

또 다른 전문가들은 최근 일어난 소량의 거래 사례를 갖고 상승장으로 복귀를 예측하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거래량과 매수세, 대출규제, 보유세 등 모든 영향을 고려했을 때 강남3구 초고가 아파트는 현재 호가가 조정되고 있으며 오름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주택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할 때 동질의 주택을 놓고 몇 달간 가격 변동을 조사해야 하는데 현재 이를 조사할 수 있을 만큼의 거래가 없다"며 "단순히 실거래가로 보면 오른 걸로 보이지만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한두 건 오른 사례를 갖고 이것을 시장의 흐름이라고 진단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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