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권시장에 봄바람...완전 회복은 시기상조

      2020.04.07 10:34   수정 : 2020.04.07 10: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채권시장이 일부 안정을 찾아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고, 대기업들의 채권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투기등급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무제한 양적완화(QE), 회사채 매입 방침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채권 시장에 봄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바탕에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재정정책이 더해지면서 시장 심리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주식시장은 바닥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이날 다우지수가 7.7% 폭등했다.

채권시장도 해빙 분위기를 보이면서 17조달러 미 채권 시장 혼란이 가라앉는 분위기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의 사상최대 규모 시장 개입이 시장 불안을 상당한 수준 누그러뜨리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규모를 정하지 않고 국채,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겠다는 무제한 QE와 사상최초의 회사채 매입 방침 등 이례적인 과감한 조처들이 시장에서 마침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PGIM 고정수익의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마이클 콜린스는 "유동성 측면이 보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0.5%, 15일 1.0%포인트 전격 금리인하로 미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떨어뜨린 연준의 금리인하는 한동안 시장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제로금리 도입 직후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은 급격히 상승해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1주일 전 0.5%에서 1.259%로 폭등했다. MBS에 붙는 미 국채 수익률 대비 가산금리인 스프레드도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MBS 스프레드는 1주일전 0.3%포인트에도 못미쳤고, 금리인하 직전에도 1.52%포인트 수준이었지만 금리인하 직후 0.2%포인트 넘게 급등한 것이다.

시장 안정을 위해 연준이 대대적인 통화완화에 나섰지만 코로나19 공포로 투자자들이 자산은 닥치는대로 팔아치워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이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6일 다시 0.675% 수준으로 떨어졌고, MBS 평균 스프레드 역시 1%포인트 안팎으로 낮아졌다.

아직 매입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신용등급 높은 회사채를 사들이겠다는 연준의 약속도 벌써부터 효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코로나19 공포로 얼어 붙었던 회사채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우선 데이터베이스 업체 오라클, 약국 체인 CVS 헬스, 소매업체 달러제너럴 코프, 식품업체 제너럴밀스 등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주간 단위로는 사상최대 수준인 1040억달러에 이르렀다. 1주일전 기록한 사상최대치 730억달러를 가볍게 제쳤다.

수익률도 기존 채권 수익률을 살짝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기등급 회사채도 발행이 가능해졌다.

피자헛 모기업인 염브랜즈가 3월4일 이후 처음으로 정크본드 발행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5개 투기등급 업체들이 정크본드를 발행했다.

투기등급 업체는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폭락하고 전망이 암울한 크루즈선사 카니발도 40억달러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다만 발행 수익률은 11.9%로 치솟았다.

그러나 시장 불안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다우지수가 여전히 올 전체로는 20% 하락한 상태이고, 채권 시장도 약 한 달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발행되는 신규 채권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높은 탄탄한 대기업들의 몫이고, 유동성은 여전히 낮다.

경제 전망이 더 나빠지면 시장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2일 미 지방정부 채권 모두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부채부담은 앞으로 이어질 심각한 경기침체와 겹쳐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츠의 제임스 애시 펀드매니저는 "단기, 중기, 장기 모든 시기에 걸쳐 기업들의 재무구조와 채무 지급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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