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오는 11월 이전에 사임할 수도

      2020.04.09 14:34   수정 : 2020.04.09 14: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 7월에 부임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오는 11월까지 사임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그가 최근 한미 관계 경색과 자신에 대한 인신공격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외신들은 9일 서울발 영국 통신사의 보도를 인용해 해리스 대사가 주변인들에게 사적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한국에 머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2번째 대사 임기를 맡지 않고 한국을 떠나길 바라 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와 주미 한국 대사관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즉각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과거 주한 미국 대사들은 일반적으로 3년간 재임했다.

1956년 일본 요코스카에서 주일미군 아버지와 일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78년 미 해군 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해군 대장까지 진급해 2015년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했다. 그는 당초 호주 주재 미국 대사로 발령 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임지가 바뀌었다.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그가 은퇴 계획의 일환으로 미 콜로라도주에 집을 짓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그가 업무 때문에 불평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최근 개인적인 사건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는 4성 장군 출신으로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에 '삶이 힘들다'같은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며 한국에 깊은 정을 품고 있는 동맹에게 인종차별적인 비방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올해 1월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 추진 구상과 관련해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발언해 정부 및 여당 모두에게서 내정간섭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일부 정치인들은 해리스 대사의 모친이 일본인이라는 점과 그의 콧수염을 연관 지어 그를 "조선 총독"이라고 불렀고 이러한 비방은 SNS를 타고 확산됐다.
이에 미 언론들은 일제히 이러한 비난이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외신들인 이번 사임 계획과 관련해 개인적인 비난 외에도 최근 방위비 협상 등 한미간에 갈등이 많았다며 해리스 대사의 심적 부담이 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른 소식통은 "한미 양국은 동맹으로서 이견이 있더라도 보통 웃는 낯으로 회의장을 나섰다며 해리스 대사는 지금 같은 상황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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