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울산 동구 진보 후보 단일화 무산... 진보진영 한숨
2020.04.10 11:05
수정 : 2020.04.10 11:05기사원문
■ 대결구도에 따른 승패 전망
울산 동구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와 울산 동구청장을 역임한 미래통합당 권명호 후보, 지역 현역의원으로 재선을 노리는 민중당 김종훈 후보, 국가혁명배당금당 우동열 후보, 노동당 하창민 후보 등 5명이 출마해 경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래통합당은 울산 동구를 우세지역으로 분류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 샀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와 민중당 김종훈 후보의 출마로 진보진영 유권자들의 표가 양분될 경우 보수진영 고정 지지표를 확보하고 있는 권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는 예비후보등록 때부터 예견된 형국으로, 3파전일 경우 권 후보의 승리를, 1대1 구도에서는 진보진영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며 정계의 예측과도 다르지 않다.
울산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 언론사들이 여론조사를 하지 않아 판세를 가늠할 근거가 없는, 소위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형국 속에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지난 7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진보진영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그리고 동구의 부활을 염원하는 동구민 희망을 위해서“라며 단일화 논의를 제안했다.
이대로 통합당에 당선증을 넘겨줄 수 없다고 판단해 확실한 승리 방법은 찾자는 제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 후보단일화 과정 “니가 가라 하와이”
10일 부재자 투표 전까지 마무리 짓기를 계획했지만 단일화를 위해 누가 사퇴하느냐를 두고 민중당 김종훈 후보와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종훈 후보 측은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미래통합당에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과 김태선 후보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진보정당의 국회 진출은 거대정당 중심의 정치구조 변화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넓히기 위해 도입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으로 그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중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의 국회 진출도 더욱 어려워진 현실"이라면서 "민중당 울산시당은 이미 진보 단결을 실현하기 위해 북구와 남구에서 후보가 사퇴한 바 있다"고 짚었다.
또한 "울산 동구는 김종훈 후보가 지난 2016년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어 주민과 노동자를 위해 헌신해 온 곳이자, 민중당의 유일한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이라면서 "김종훈 후보가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울산에서 적폐 세력에 맞서고, 동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김태선 후보가 사퇴의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과 김태선 후보의 결단을 호소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같은 날 주민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선만이 미래통합당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앞서 후보단일화 제안에서도 당선될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김 후보는 "울산 동구의 민주진영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단일후보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면서 "현시점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 미래통합당을 압도할 수 있는 집권여당 후보는 김태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중당 김종훈 후보의 상식적이고 합리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단독 면담까지 가졌다. 하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서로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만을 확인했다. 다만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끝까지 노력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진보진영 유권자들 실망과 분노
후보단일화에 기대를 모았던 진보진영 유권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유권자는 “과욕이 불러 올 참사가 선명한데도 어느 누구도 희생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한 노동자는 “진보진영이라면서 양보와 희생대신 욕심으로 점철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같아 안타까우면서 화가 난다”며 “향후 결과에 따라 두 후보 모두 진보진영 후보로 자격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역정계 한 관계자는 “좀 더 나은 길을 알면서도 진영 내 싸움으로 패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며 “검찰개혁과 코로나19 극복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진보진영 의석수 1개가 중요한 집권여당에게는 비수가 되어 돌아갈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동자 도시임을 자처하는 울산 동구는 진보 세력간 경쟁으로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총 지지후보조차 내지 못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울산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는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 속에 양 후보들은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고 지지세력 결집에 들어갔다.
■ 노동자 표심까지 공략하는 통합당
미래통합당 권명호 후보는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의 표심까지 공략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등 출퇴근길에서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 후보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이 밀집한 산업수도 울산이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잉 조선경기 불황으로 인한 현대중공업의 경영악화로 울산 구지역은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있었고, 사내협력업체가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4년은 더욱 어려워졌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감 지키기 협력업체 지원 방안 마련 등을 내세우며 지역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