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13% 인상’ 걷어찬 트럼프… 대선의식 SMA 최종 타결 난항 예고
2020.04.12 18:06
수정 : 2020.04.12 18:06기사원문
■ "트럼프, 13% 인상안 거부"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 측은 전년 대비 최소 13% 인상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결정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NBC방송은 폼페이오와 에스퍼 장관이 3월 31일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장관이 우리측 제안에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트럼프의 거절 이후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했다. 로이터는 "당시 에스퍼 장관이 정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더 큰 한국의 분담금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협상의 신속한 타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정 장관은 SMA 타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 한국인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과의 통화 후 트위터에 "공정하고 균형 잡히고 포괄적인 합의에 신속히 서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글을 올려 우리 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지난 2일에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김칫국을 마시다'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 합의안 걷어차…대선 의식?
제11차 SMA 회담 후 방위비 인상안이 트럼프의 사인 직전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정부 내에서 양측이 10% 안팎의 인상률과 협정기간 5년에 잠정합의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이번에 공개된 13% 인상안과 엇비슷한 규모다. 양측 협상단이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결국 트럼프라는 장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전년 대비 5배 이상에서 시작한 트럼프의 생각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 액수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도 미국의 대선 국면으로 인해 현 상태가 장기 교착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지난 11일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맹국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더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며 "파트너인 한국과 함께 상호 이익이 되고 공평한 합의를 이뤄 먼 미래까지 나아갈 수 있는 동맹 강화와 연합방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