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함께 즐긴 공범" 비판에 김남국 "물타기" 역공
2020.04.13 16:39
수정 : 2020.04.13 16: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잘 나가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안산 단원을)가 여성비하 논란에 발목을 잡혔다. 김 후보가 지난해 고정 출연한 팟캐스트 ‘쓰리연고전’에서 다수 출연진이 부적절한 성인식을 내보였다는 것이다.
문제를 폭로한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김 후보가 출연진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은 점을 들어 사실상 ‘함께 즐긴 공범’이라고 지목했다.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박 후보는 지지자로부터 제보 받았다는 김 후보 팟캐스트 편집본을 그대로 틀어 관심을 모았다. 이 팟캐스트는 ‘연애고자 탈출을 위한 팟캐스트 방송’을 표방한 오디오 콘텐츠로, 팟캐스트 특성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형식을 가졌다. 문제 코너는 소위 ‘숙맥’으로 출연하는 김 후보가 다른 출연진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박 후보는 “진행자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보면 ‘너 결혼하기 전에 백 명은 따먹고 가야 한다’, ‘처갓집에서 하고 있는데 밖에는 장인장모가 있어’, ‘남미계열 백인이잖아, 이게 탄력도 나름 좋다고’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수치스러운 성 비하 발언들이 난무한다”며 “(출연한 김 후보가) 과연 떳떳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주요 출연자 중 한 명인 김 후보가 다른 출연진의 수위 높은 발언을 제지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녹음본에선 이동형 작가와 박지훈 변호사 등이 논란을 살 만한 발언을 수차례 거듭했다. 특별히 문제될 발언은 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박 후보는 n번방 사건에 대해 “참담하다 못해 절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김 후보가 "표리부동하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여성의 몸 사진을 보면서 한 마디씩 품평을 하는 행위가 n번방 성착취 영상물을 보며 '가슴이 어떻다', '다리가 예쁘네', '한 번 쟤랑 해봐야겠다', '강간해야겠다' 하는 것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라며 김 후보를 저격했다. n번방 사건과 마찬가지로 부적절한 공간에 함께 자리한 김 후보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날 공개된 녹음본 외에 특별히 문제 삼을 만한 김 후보의 발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발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발언이 문제인가”라며 “이런 방송이 진행됐다는 걸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만 답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성명을 내고 "다른 진행자들께서 언급했던 내용들을 마치 제가 동조했던 것처럼 박후보가 공격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다"며 "n번방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판세를 뒤집어 보려는 의도와, 지난 동안 언론에 보도된 ‘박순자 수행비서 양심선언번복’과 관련하여 어제인 4월 12일 공개된 수행비서의 통화녹음 파일을 덮기 위해서 물타기를 하려는 목적"이라고 항변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