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에 지친 韓 사회.. 업글인간이 뜬다
2020.04.15 08:50
수정 : 2020.04.15 0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펙 쌓기’에 몰두하던 한국 사회가 이제는 ‘업글’(업그레이드의 줄임말)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20’을 통해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업글인간’을 소개했다.
업글인간이란 업그레이드와 인간의 합성어로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의미한다.
업글과 스펙은 자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교집합을 보이지만 그 과정과 목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업글은 자신의 직무, 학업 등과 관계 없이 자신의 일상과 습관을 자율적으로 성장시키는 행동들을 뜻한다. 이는 필라테스 등 운동부터 그림 그리기, 독서모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반면 스펙은 자신의 직무, 학업 등의 분야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높은 고지에 오르기 위한 ‘타율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스펙을 제치고 업글이 떠오르게 된 배경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제시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업글활동’을 위한 여가시간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직장과 개인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풍토도 개인의 업글활동의 부담을 덜었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가 다양화됨에 따라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한다’라는 단순한 성공 공식이 무너졌다는 지적과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며 생애 전체에 걸친 자기 성장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리사회에서 자신을 업글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전문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5%에 해당하는 이들이 자신을 ‘업글인간’이라고 밝혔다. 세대별로는 ▲ 20대 60.7%, ▲30대 69.0%, ▲40대 이상 68.6%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남녀 83.9%는 향후 '업글인간 트렌드'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그 이유로는 소확행 등 행복에 대한 기치관 변화(34.3%)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아울러 ▲주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워라밸 추구의 사회적인 변화(18.2%)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이 점차 어려워지는 사회구조(16.8%) ▲경제적 풍요보다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는 욕구 증가(15.6%) ▲’고령화 사회에서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 변화(14.9%)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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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